안녕하세요. 정부가 온힘을 다해 홍보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이제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큰 행사가 열리는 건 좋은데, 그에 따른 논란도 커집니다. 너무 시민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지적입니다. 내일 아침 <한겨레신문>엔 정상회의를 앞둔 서울 강남의 표정이 실리니 한번 읽어보세요. 어디 강남 뿐이겠습니까? 서울시내 전체, 어쩌면 전국이 다 G20 몸살을 앓는 거 같습니다.
사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반세계화 시위의 표적이 되는 국제 행사를 여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매우 용감한 일입니다. 정부가 코엑스를 개최장소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외국 정상들에게 봉은사의 운치를 보여주려는 이명박 대통령의 깊은 뜻이 담겨 있다는 설명도 있지만 아마 서울서 대규모 국제회의를 개최하는 데 따른 정치적 효과를 염두에 둔 측면도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가 세계를 주도하는 주요 국가 그룹에 포함됐다는 상징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서울 G20이 현 정부의 지지율 상승에 꼭 도움이 될지는 두고볼 일입니다. 오히려 시민들의 불편과 정부의 숱한 오버액션 때문에, 행사 자체의 성공 여부와는 별도로 여론은 나빠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5공 시절 군사정부는 1986년 아시안게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고 자평했지만, 그게 87년 반독재 시위의 봇물을 막지 못했습니다.
G20 이후에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갈까 내려갈까를 지켜보는 것도 정치를 보는 한 포인트인 거 같습니다. 아무튼 서울서 열리는 G20은 우리나라를 위해서 꼭 성공해야겠지요(성공의 기준이 뭔지에 대해선 서로 의견이 다르겠지만요). 하지만 행사의 성공이 정권이 노린 정치적 효과와는 사뭇 다르다는 점도 현정부는 명심해야 할 겁니다. 이걸 깨닫는다면, 우선 여기저기서 삐져나오는 오버하는 행동부터 자제해야 할 겁니다.
♣H6s박찬수 편집국 부국장 pc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