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인분이 뿌려지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경북 경산에 사는 60대 남자가 범인인데, “전교조, 전공노, 민주노총 등 민주세력을 가장한 무수한 좌파세력의 생성을 도와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기” 때문에 저지른 일이라고 합니다. 올 초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일부가 불에 탄 데 이어 두 번째 전직 대통령 묘역 훼손 사건입니다.
망자에 대해 관대한 것이 우리 사회의 전통이라면 전통입니다. 어떤 정치적 명분을 들먹이더라도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오해와 불관용, 증오에서 비롯한 극단적 대립의 고통을 겪고 있는 증거라고 봐도 되겠지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현병철 위원장 체제의 국가인권위가 갈수록 흔들리고 있습니다. 인권위가 위촉한 전문·자문·상담위원 등 57명이 오늘 집단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 위원장의 독선에 대한 반발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쯤 되면 현 위원장이 결단을 내릴 차례라는 게 상식적 판단으로 보입니다. 앞서 문경란·유남영 상임위원과 조국 비상임위원이 잇따라 사퇴했고, 인권·시민단체들의 자진 사퇴 촉구 목소리도 잇따랐습니다. 이 정도 불신임이면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상황 아닌가요?
그러나 현 위원장이 그런 상식을 갖춘 분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현 위원장은 9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나는 떳떳하다. 개인적으로 격려하는 이메일도 받았고 국제사회의 평가도 좋다”며 사퇴요구를 거부한 전례가 있습니다.
얼마 전 영화진흥위원회 조희문 위원장이 독립영화제작 지원 심사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 등으로 사퇴압력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그때 조 위원장은 “영화계 편가르기의 희생양”이라며 버티기로 일관하다가, 결국 8일 문화부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습니다. 오죽했으면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원으로 참여한 자기 사람인 조 위원장을 자기 손으로 잘랐겠습니까? 최근 두 사례만 보고, 이 정부 쪽에는 정말 몰염치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하면 지나친 확대해석이겠죠?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가 7년 만에 가택연금에서 풀려났습니다. 수치는 “인권과 법치주의의 가치를 믿는다”며 “때가 왔을 때 움츠려 있지 말자”고 말했다고 합니다. 수치의 연금 해제는 20년 만에 총선을 치른 군부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력도 한몫했을 것입니다. 수치의 연금 해제가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