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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대립의 고통

등록 2010-11-15 09:18

뉴스브리핑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인분이 뿌려지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경북 경산에 사는 60대 남자가 범인인데, “전교조, 전공노, 민주노총 등 민주세력을 가장한 무수한 좌파세력의 생성을 도와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기” 때문에 저지른 일이라고 합니다. 올 초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일부가 불에 탄 데 이어 두 번째 전직 대통령 묘역 훼손 사건입니다.

망자에 대해 관대한 것이 우리 사회의 전통이라면 전통입니다. 어떤 정치적 명분을 들먹이더라도 망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오해와 불관용, 증오에서 비롯한 극단적 대립의 고통을 겪고 있는 증거라고 봐도 되겠지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현병철 위원장 체제의 국가인권위가 갈수록 흔들리고 있습니다. 인권위가 위촉한 전문·자문·상담위원 등 57명이 오늘 집단 사퇴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 위원장의 독선에 대한 반발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쯤 되면 현 위원장이 결단을 내릴 차례라는 게 상식적 판단으로 보입니다. 앞서 문경란·유남영 상임위원과 조국 비상임위원이 잇따라 사퇴했고, 인권·시민단체들의 자진 사퇴 촉구 목소리도 잇따랐습니다. 이 정도 불신임이면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상황 아닌가요?

그러나 현 위원장이 그런 상식을 갖춘 분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현 위원장은 9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나는 떳떳하다. 개인적으로 격려하는 이메일도 받았고 국제사회의 평가도 좋다”며 사퇴요구를 거부한 전례가 있습니다.

얼마 전 영화진흥위원회 조희문 위원장이 독립영화제작 지원 심사에 압력을 행사한 의혹 등으로 사퇴압력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그때 조 위원장은 “영화계 편가르기의 희생양”이라며 버티기로 일관하다가, 결국 문화부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았습니다. 오죽했으면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인수위원으로 참여한 자기 사람인 조 위원장을 자기 손으로 잘랐겠습니까? 최근 두 사례만 보고, 이 정부 쪽에는 정말 몰염치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하면 지나친 확대해석이겠죠?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가 7년 만에 가택연금에서 풀려났습니다. 수치는 “인권과 법치주의의 가치를 믿는다”며 “때가 왔을 때 움츠려 있지 말자”고 말했다고 합니다. 수치의 연금 해제는 20년 만에 총선을 치른 군부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그의 석방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력도 한몫했을 것입니다. 수치의 연금 해제가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빕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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