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파행을 겪고 있습니다. 민주당 등 야당이 17일부터 국회 상임위 활동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정부·여당이 청와대 대포폰 게이트 등 자신들의 허물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후원금에 대한 검찰 수사를 강행하며 야당 탄압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민주당은 18일 검찰 수사를 받아들이겠다며 대신 정부·여당도 대포폰 게이트 등 민간인 불법 사찰에 대한 국정조사에 응하라는 요구를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반응은 차갑기만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8·15 경축사에서 ‘공정 사회’를 화두로 내세웠습니다. 그 뒤 “권력을 가진 자부터 공정사회를 만들기 위해 솔선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청와대는 대·중소기업 상생, 친서민 등 이 대통령의 공정사회 행보도 적극 홍보했습니다. 유명환 전 외교장관의 낙마도 공정사회를 향한 이 대통령의 의지였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혹시나”는 “역시나”로 끝나는 게 숙명인가 봅니다. 최근 사태만 보도라도, 대포폰 게이트, 불법사찰, 국가인권위원회 파행, 이 대통령의 큰형 상은씨가 대표인 회사의 ‘히든 챔피언’ 선정 특혜의혹 등 권력 주변의 일에는 늘 공정의 칼날이 피해가곤 합니다.
정치권의 다툼과 갈등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야 정치권보고 무작정 싸우지 말라고 하는 것은, 마치 우리 사회에 갈등과 대립이 없다고 억지 주장하는 것과 같은 것이니까요. 사람 사는 세상에 갈등과 대립, 모순이 어디 없겠습니까?
문제는 갈등의 내용과 조정·해결 과정일 겁니다. 지금 갈등의 초점은 정책 현안이 아니라 비리와 불법, 권력남용 문제입니다. 우리 사회의 후진성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고 봐야 하지 아니겠습니까? 해결 방법은 달리 없습니다. 털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 관련 의혹을 다 밝히는 것입니다. 그게 이 대통령이 그렇게 강조하는 ‘선진사회’를 위한 초석이며 ‘국격’을 높이는 길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민주당이 청목회 로비 의혹과 관련해 검찰수사를 수용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제 청와대 차례입니다. 대포폰 게이트, 불법사찰 등과 관련된 의혹을 모두 풀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어제 모두 마쳤습니다. 작년보다 어려웠다고 합니다. 수험생, 학부모의 실망과 안도가 교차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대학 선택, 대학별 고사가 남아있지만, 어떻든 대학가는 길의 큰 고개는 넘었습니다. 모두에게 수고했다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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