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교수의 신자유주의 비판 서적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가 국내 서점에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책은 그동안 패권적 지위를 누려온 신자유주의의 이론적 가정이나 주장들이 이면의 진실을 감추고 있다는 점을 조목조목 밝히는 내용입니다.
20일 만에 10만부가 나가, 주요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고 하니 대단한 기세입니다. 특히 주독자층이 40대 남성이어서, 20대 여성이 주독자층인 다른 베스트셀러와 비교된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이 책에 열광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만큼 많은 이들이 현재 고단한 삶의 대안에 목말라 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풀이입니다.
사실 신자유주의 이후의 대안에 대한 욕구는 비교적 사회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확인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감세 옹호론 그룹인 한나라당에서 ‘부자감세 논쟁’이 뜨겁습니다. 물론 지금 흘러가는 본새를 보면 시늉뿐인 감세 철회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지만, 감세론의 퇴조가 무시할 수 없는 대세임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앞서 무상급식 논쟁이 있지 않았습니까? 또 뒤이어 복지 담론이 정치권에서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올랐고요. 모두 우리 사회의 가치관과 기조, 흐름이 바뀌고 있다는 증거로 보입니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의 생산라인 점거 파업이 20일로 엿새째를 맞았습니다. 초점은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여부입니다. 대법원은 지난 7월 “현대차에서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청 비정규직은 현대차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비정규직 노조는 이 취지를 즉각 수용할 것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고, 회사는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투쟁은 정규직 노조의 미온적 태도로 외롭고 힘겨운 싸움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회사와 정규직 노조의 전향적인 태도를 기대합니다.
조사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비정규직은 대략 국내 전체 고용시장의 30~5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두세 명 중 한 명이 비정규직이라는 얘기입니다. 다 아시겠지만, 이들은 고용불안은 말할 것도 없고 임금도 같은 일을 하고도 정규직의 60~70%밖에 못받는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내 문제가 아닐지 모릅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십시오. 이 문제를 그대로 두면, 자식들이 비정규직의 설움을 겪어야 할지 모릅니다. 우리 아들딸은 그 ‘두세 명 중 한 명’에 끼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습니까?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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