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의 대북 압박정책에서 점점 실패의 냄새가 강하게 나고 있습니다. 한미 두 나라는 그동안 북한이 먼저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6자회담 등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며, 대북 제재를 주도해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선택은 대규모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였습니다. 지난주 방북한 미국의 핵 전문가 시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에게 원심분리기 수백기를 갖춘 대규모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여줬습니다. “우리를 제재해? 그럼 우리 핵개발한다.”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사실 북한의 이런 전략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에 대해 늘 북한은 도발 전략을 취해왔습니다. 2006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친 핵실험이 그랬고, 몇 차례 미사일 발사 실험이 그랬습니다. 문제는 이런 제재와 도발의 악순환이 지속되는 사이 북한의 핵능력은 강화되어왔다는 점입니다.
이번 일로 북한 핵을 둘러싼 관계국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급파했습니다. 21일 밤 방한한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정부 당국자들과 협의한 뒤 일본과 중국을 잇따라 방문할 예정입니다.
대북전략의 선택지는 그리 넓지 않습니다. 제재(무시)나 무력, 아니면 대화, 이 셋 가운데 하나 아니겠습니까? 군사적 수단은 위험이 너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남은 것은 두 가지뿐입니다. 제재 아니면 대화죠. 이명박 정부는 “이전 정부의 대화정책이 북한의 핵 개발을 막지 못했다”고 비판하며 제재를 선택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정부의 제재와 압박정책은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는 대화와 협상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 같습니다. 일단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을 동결하고 핵 포기는 장기 전략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지만 당장 정부의 대북 정책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셀리그 해리슨이 쓴 책에 ‘코리안 엔드게임’이란 게 있습니다. 엔드게임은 서양 체스경기에서 마지막 승부를 가리는 최후의 국면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한반도 상황이 긴박한 결정적 국면이라는 뜻인데, 한수 삐긋하면 곧바로 승부가 나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정부 당국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미국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과정에서 한국산 자동차의 관세 철폐를 한국의 미국산 자동차 수입량과 연계하자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정부 안에서도 이는 자유무역이 아니라 사실상 관리무역에 가깝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에 진보정치권과 노동계가 공동 대응에 나섰습니다. 회사 쪽에 “2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청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라고 촉구하고 나선 것입니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 등 야 4당 의원합동총회 개최를 제안했습니다. 또 금속노조는 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 지원방안을 결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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