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피격이 정부기관 내부의 진실게임으로 비화하고 있습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북한의 서해 5도 공격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밝혔습니다. 김남수 3차장이 국회에 보고한 내용입니다. 그러나 청와대는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첩보는 1년 내내 있다”며 “8월 국정원으로부터 서해 5도 공격과 관련해 유의미한 보고를 받은 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군도 “우리의 포격 훈련에 대해 북한이 해안포 부대에 대응사격을 지시한 내용을 첩보로 입수한 것”이라며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습니다.
책임떠넘기기 모양새입니다. 서로 말이 다르니 진실이 무엇인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총체적인 무능과 태만, 여기에 책임회피까지 골고루(?) 다 보여주니, 참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군은 K-9 자주포의 대응사격이 북한군 방사포 진지에 전혀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종일 안절부절못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3월 천안함 사건 이후 단호한 대응을 공언했는데, 전과가 없으니 딱하게 된 것이죠.
게다가 K-9 자주포는 그동안 군이 ‘세계 정상급’ 장비라고 자랑해오던 것 아니었습니까? 실제 국방과학연구소와 삼성테크윈이 1998년 개발한 K-9 자주포는 2001년 터키에 수출계약까지 했습니다. 당시 2011년까지 350문 이상 10억달러 수출이 예상된다며 국내 방위산업 사상 최대의 쾌거라고 요란했었죠. 오스트레일리아 수출도 추진 중이라고 하는데, 이번 일이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군 당국자는 “훈련 때와 달리 적 포탄이 마구 떨어지는 다급한 실제 상황에서는 명중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하네요. 훈련 때는 잘 맞는데 실전에서는 잘 안맞는 포라니, 할 말이 없습니다. 정밀 조사해서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피디수첩의 광우병 보도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받았습니다. 재판부는 1심 판결과 달리 주저앉은 소가 광우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 등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허위사실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었거나 의도적인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일부 허위가 있었지만 전혀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고 공공성·사회성을 가지는 보도였다”며 “공적 사안에 대한 비판에서 언론의 자유가 보다 폭넓게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법정의 신념에 찬사를 보냅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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