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새 국방부 장관이 오늘 정식으로 임명됐습니다. 김 장관은 어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추가 도발할 경우 “항공기를 이용해 공격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 의지를 밝혔습니다. 군 최고사령관인 이명박 대통령이 “응분의 대가”를 천명한 마당에 신임 주무장관이 ‘나약한 소리’라고 비난받을 가능성이 있는 말을 하고 있을 수는 없었겠죠.
그러나 김 장관의 말은 현행 교전규칙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군이 적용받는 유엔사 교전규칙은 우발적인 충돌이 확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각 상황에 대한 대처 방식을 단계적으로 규정해놓은 것입니다. 교전규칙의 취지가 ‘교전’이 아니라 ‘확전방지’에 있다는 얘기입니다. 확전방지를 전제로 필요성(적 도발에 대응할 필요가 있는지 판단)과 비례성(공격받은 동종 동량의 무기로 대응)의 원칙에 따라 자위권을 행사하도록 한 것입니다.
김 장관도 논란을 충분히 의식한 것 같습니다. 김 장관은 “우발충돌시에는 교전규칙이 가이드라인으로 유효하지만 먼저 도발을 당하면 그것을 자위권 차원”이라며 ‘교전규칙’과 ‘자위권’을 분리해 자신의 입장을 변호했습니다. 자위권은 국제법으로 인정된 권리라는 것이죠. 그러나 교전규칙과 분리된 자위권이 가능한 것일까요? 오히려 자위권 행사의 절차와 방식을 규정한 것이 교전규칙이라고 봐야 합당한 것 아닐까요?
이런 논란에 구애받지 않고 김 장관의 소망대로 ‘공중 폭격’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전시작전권 환수가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교전규칙은 한국이 만든 게 아닙니다. 정전 교전규칙(AROE)은 ‘유엔사·연합사 규정 525-4’로 정해져 있고, 전시 교전규칙(WROE)은 ‘연합사 작계 5027’ 부록에 수록돼 있습니다. 한국군은 교전규칙이 없습니다. 따라서 개정 권한도 없습니다. 전쟁할 권한을 스스로 포기해놓고 전쟁을 불사하겠다니, 나 참! 그래서 인간을 보고 모순덩어리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타결됐습니다. 연평도 피격 이후 미국에 대한 정치·군사적 의존이 절실한 시점이어서 “지금은 한미간 공정한 협상이 어려운 때”라며 반대하는 여론이 적지 않았는데, 그냥 밀어붙였네요. 한번 한다고 하면 앞뒤 안가리고 추진하는 군요. 정말 대단한 정부입니다.
정부는 구체적인 타결 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지 보도를 보면 자동차 분야에서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고 대신 농산물 분야에서 양보를 받아냈다고 합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등 협상단이 귀국한 뒤 일요일 협상내용을 발표하겠다고 하니, 구체적인 내용은 아무리 궁금해도 그때까지 기다려야겠네요. “미국의 재협상 요구를 수용한 것 자체가 일방적 양보”라는 비판을 얼마나 불식시킬 결과를 내놓을지 한번 지켜봅시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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