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나오토 일본총리의 ‘유사시 자위대 한반도 파견 검토’ 발언이 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마이클 멀린 미국 합참의장이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일본이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밝힌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나왔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는 것 같습니다.
일본은 논란이 일자 간 총리의 발언을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은 13일 기자회견에서 “검토한 일도 없고 당연한 일이지만 (한국정부와) 협의한 일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둘러 파장 축소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두 나라의 잇따른 발언을 계기로 한·미·일 군사협력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옵니다. 미국이 동북아의 두 나라와 각각 맺고 있는 동맹관계를 효율적인 중국 견제를 위해 3각 동맹 형태로 묶으려는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이런 해석에는 근거가 있습니다. 미국은 오랫동안 일본이 동북아 안보의 한 축을 담당해오길 기대해 왔습니다. 일본 보수세력이 헌법 9조(교전권과 자위권 부정) 개정을 거론하곤 한 것도 이런 미국의 구상과 맞물렸던 것이고요. 미국으로서는 한·미·일 3각 안보체제 확립은 이런 전략적 구상의 완성일 것입니다.
그동안 자위대의 활동 범위 확대에 몰두해온 일본은 당연히 싫어하는 눈치가 아닙니다. 다만 한일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대놓고 말을 못하는 것이지요.
사실 한미일 3각 군사협력 성사의 열쇠는 한일관계입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한일간의 군사 교류는 훨씬 활발해진 것은 사실입니다. 한미 군사훈련에는 일본군 인사가, 미일 군사훈련에는 한국군 인사가 옵저버 형식으로 참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전면적 군사협력으로 가는 데는 걸림돌이 많습니다. 여전히 국민감정이 곱지 않으니까요.
한국이 한미일 3각 군사협력에서 얻을 전략적 이익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우선 한국으로서는 3각 군사협력이 한반도의 ‘반쪽’인 북과의 정면 대결을 상정한 것이고, 또 욱일승천하는 중국과의 대립구도를 전제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3각 군사협력에 대항하기 위한 북·중의 협력 강화 및 반발 움직임이 구체화할 수 있습니다. 과거 어떤 인사의 말을 패러디한다면, 잃을 것은 동북아 안정과 평화요, 얻는 것은 긴장 격화일 것입니다.
정부도 쉽게 맞장구치고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대목입니다.
그렇다고 우려가 모두 가시는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한미일 3각 군사협력이 이처럼 공개적으로 논의되는 분위기가 석연치 않습니다. 비유가 좀 그렇습니다만, 방귀가 잦으면 뭐가 나온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명박 정부의 미국 편향적 몰입외교, 북한 붕괴론에 기초한 대북 무시 전략의 군사적 귀결점이 여전히 수상쩍습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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