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 22명이 ‘거수기 거부’를 선언했습니다. 날치기 처리에 동참한 지 일주일이 지나서 뒤늦게 ‘앞으로 잘하겠다’고 대오각성을 다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나라당 국회 바로 세우기 의원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이들의 성명을 요약해 보면 이렇습니다.
“행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입법기관의 구실을 다 하지 못하고 예산안 강행처리에 동참해 국회를 폭력으로 얼룩지게 한 것을 깊이 반성한다. 앞으로 의원직을 걸고,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에 동참하지 않겠다. 이를 못 지키면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을 국민에게 약속한다. 앞으로 18대 국회에서 날치기는 없을 것이다.”
성명 내용을 보면 국회에서 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한 데 대한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흔적이 보입니다. 날치기 난리통에 서민층과 관련한 예산안들은 줄줄이 누락된 반면 실세 의원들의 지역구 관련 예산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나면서 여권에 대한 국민의 불만 강도가 심상치 않다고 느꼈을 법합니다.
서명에 참여한 의원들은 주로 수도권의 친이계 비주류 소장파와 친박계 의원들입니다. 이들 22명은 과연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22명은 한나라당 전체 의원 수인 171명의 13%에 불과해 언뜻 별게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뜯어보면 이들이 실제 집단행동을 할 경우 무시 못할 힘을 발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성명에 참여한 22명 모두가 한나라당 당론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면 한나라당의 의석 수는 사실상 149석으로 줄어듭니다. 과반의석인 150석에 못미치는 것이지요. 한나라당이 법안 처리를 마음대로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들이 과연 약속을 제대로 지킬지 시험하는 첫 무대는 한미 FTA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남경필 의원은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상임위에 상정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남 의원은 한미 FTA를 심의하게 될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위원장입니다.
현재 정부와 여당은 내년 초에 한미 FTA 비준안을 국회에서 처리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들의 약속이 과연 그때 지켜질지 이름을 기억해 두시지요.
22명의 명단은 황우여 남경필(이상 4선), 권영세 이한구 정병국(3선), 신상진 임해규 진영(재선), 구상찬 권영진 김선동 김성식 김성태 김세연 김장수 성윤환 윤석용 정태근 주광덕 현기환 홍정욱 황영철(초선)입니다. 사실 이들의 성명이 진정한 마음을 담고 있는 것이라면 이를 증명할 방법은 한미 FTA까지 갈 것도 없습니다. 날치기 처리한 예산안과 각종 법안들을 그 이전 상태로 원상회복시키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네요. 더욱이 앞으로 약속에 대한 실천을 담보하지 않을 경우 이들이 낸 성명은 결과적으로 날치기 처리를 주도한 당 지도부와 청와대에 면죄부를 발행해준 격일 뿐이라는 비난의 화살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참고로 배영식 의원은 애초 배포한 성명에는 이름이 포함돼 있었지만 나중에 ‘내용 중 일부가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며 삭제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곽노필 편집국 부국장 nopil@hani.co.kr
22명의 명단은 황우여 남경필(이상 4선), 권영세 이한구 정병국(3선), 신상진 임해규 진영(재선), 구상찬 권영진 김선동 김성식 김성태 김세연 김장수 성윤환 윤석용 정태근 주광덕 현기환 홍정욱 황영철(초선)입니다. 사실 이들의 성명이 진정한 마음을 담고 있는 것이라면 이를 증명할 방법은 한미 FTA까지 갈 것도 없습니다. 날치기 처리한 예산안과 각종 법안들을 그 이전 상태로 원상회복시키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네요. 더욱이 앞으로 약속에 대한 실천을 담보하지 않을 경우 이들이 낸 성명은 결과적으로 날치기 처리를 주도한 당 지도부와 청와대에 면죄부를 발행해준 격일 뿐이라는 비난의 화살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참고로 배영식 의원은 애초 배포한 성명에는 이름이 포함돼 있었지만 나중에 ‘내용 중 일부가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며 삭제 요청을 했다고 합니다. 곽노필 편집국 부국장 nop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