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체

[뉴스브리핑] 날개 단 구제역과 굼벵이 정부

등록 2010-12-24 16:37

남북 당국이 연평도에 정신이 쏠려 있는 사이에 구제역이 한반도의 남쪽을 휩쓸고 있습니다.

어제 명품 한우로 유명한 강원 횡성에 이어 오늘은 인천 강화도에서 구제역이 발생했습니다. 경북, 경기 북부에 이어 전국 4개 시도가 구제역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간 것입니다. 인천시는 강화에서 접수된 돼지 구제역 의심 신고가 양성으로 확인되자 어젯밤부터 인근 농가 돼지와 소 4300마리를 살처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부 당국자들의 전망을 들어보면 구제역으로 인한 매몰처분 가축 수는 오늘로 30만을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최초로 확진 판정을 받은 지 한 달도 안 돼 일어난 일입니다. 이러다간 전국 축산농가가 구제역으로 초토화되는 것은 아닌지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정부는 이번 주말부터 경북의 안동·예천, 경기도 파주·고양·연천 등 5개 시·군 13만마리를 대상으로 1차 백신 접종에 들어갑니다. 살아있는 소에게 구제역 백신을 주입하는 것이지요.

그리되면 사람들은 아무래도 소고기나 돼지고기 먹는 것을 예전보다는 주저하게 될 것입니다. 구제역 자체가 사람한테 전염되는 질병이 아니고, 구제역 바이러스는 섭씨 50도 정도 이상만 되면 죽어버리며, 바이러스를 죽인 백신을 쓰기 때문에 접종 주사를 맞은 소의 체내에는 바이러스가 남지 않는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소비자 마음이 이전과 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런 줄 알면서도 백신을 주입하는 것은 구제역 사태가 그만큼 심상치 않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더 큰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우선 소비시장이 가만있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수요 위축과 이에 따른 가격 하락은 농민들을 더욱 힘들게 하겠지요. 더욱이 한우는 쇠고기 이력제 때문에 백신대상지역에서 출하됐는지 아닌지를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매몰처분을 받은 농가는 물론이고 백신 접종을 한 농가도 피해를 입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시 전체가 백신 접종 대상인 안동은 한우시장 자체가 무너져 버릴 처지입니다.

사태가 이 지경이지만 마땅히 여러 대응책을 즉각 고민해야 할 청와대와 정치권의 움직임은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습니다. 어제 이명박 대통령은 동부지역 최전방부대를 방문하고, 오늘은 이재오 특임장관이 강원 양구의 전방부대를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구제역 인근 농가나 관련 현장을 방문했다는 소식은 없네요.

지난 22일 열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서도 구제역 예방을 위한 축산농 의무사항에만 역점을 두었지 당장 시급한 축산농가 지원 등에 대한 내용은 소홀히 취급되었다고 합니다. 연평도 사태로 드러난 ‘무능안보’ 정권의 자존심 회복에만 온통 신경 쓰다 보니 집안 사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도 보이지 않는가 봅니다.


그들에게 다음 아고라에 올라 있는 구제역 축산농 아들의 글 읽기를 권합니다. ‘구제역 살처분 축산농가 아들’이라는 제목의 이 글에는 구제역 때문에 자식처럼 키우던 소 121마리를 산 채로 땅에 묻어야 했던 농부가 매몰 처분 통보를 받은 때부터 매몰을 마칠 때까지의 과정이 시간대별로 생생하게 적혀 있습니다. 이 글은 오후 4시 현재 조회수가 약 8만5천, 댓글은 750여개에 이릅니다.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S102&articleId=407560&RIGHT_STORY=R1

곽노필 편집국 부국장 nop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5.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