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처벌근거가 된 ‘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한 전기통신기본법 47조 1항이 위헌 결정을 받았습니다. 당연한 결정입니다. 두루뭉술한 이유로 국민의 입을 틀어막는 재갈 노릇을 해왔으니까요. 이날 헌재의 결정으로 이 조항의 효력은 당장 사라지게 됐습니다. 헌재에 헌법소원을 낸 ‘미네르바’ 박대성씨는 “정부나 국가기관에 의한 개인이나 단체, 언론사에 대한 그 어떠한 표현의 자유 제한도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환영했습니다.
그런데 법무부의 반응이 가관입니다. 헌재 결정 뒤 나온 법무부 보도자료는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인터넷상의 유언비어 유포로 인해 사회적으로 많은 혼란을 겪은 상황에서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처벌규정의 공백이 발생하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국가·사회적 위험성이 큰 허위사실 유포사범에 대한 처벌규정 신설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표현의 자유를 옥죌 ‘더 세련된 방법’를 고안하겠다는 겁니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해악성 유무를 국가가 1차적으로 재단해서는 안되며, 이는 시민사회의 자기교정 기능, 사상과 의견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야 한다. 세계적인 입법례를 살펴봐도 허위사실 유포 자체를 처벌하는 민주국가의 사례는 찾기 힘들다”는 헌재 결정문이 법무부에게는 쇠귀에 경읽기입니다.
정말 몰염치한 태도입니다. 애초 이 조항이 무시무시한 인터넷 여론 통제의 도구가 된 것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법해석 때문이었습니다.
이 법은 유선전화와 전보밖에 없던 1961년 제정되었습니다. 당시 이 조항의 취지는 다른 사람인 것처럼 속여 통신하는 것을 처벌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통신의 내용을 문제삼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그 엄혹했던 군사 독재시절에도 이 조항으로 처벌받은 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이를 여론 통제도구로 거듭나게 한 것은 이명박 정부의 검찰이었습니다. 2008년 촛불집회 때 광우병 관련 논란이 확산되자,이를 막기 위해 관련 법규를 뒤지다 찾아낸 것입니다. 발상 자체가 정권의 이익과 연관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이 정도면 법무부와 검찰에서는 반성문이라도 나와야 정상 아닙니까? 그런데 대체입법이라니,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맹자는 부끄러움(羞惡之心)을 인간의 기본 덕목으로 인식했습니다. 그럼,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집단은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요?
하긴 검찰의 파렴치함은 새삼스러운 것도 아닙니다. 정권 초기부터 ‘표적 수사’ 논란을 벌였죠. 그 결과는 무엇입니까? 잘 알다시피, 정연주 한국방송 전 사장이나 문화방송 추적 60분팀 등이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잇따른 기소는 또 어떻습니까? 검찰이 내세운 핵심 증인들이 법정에서 “돈 준 적 없다”고 나서지 않았습니까?
반면 정권이나 재벌 등 권력에는 어떻습니까?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은 부실 수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 대통령의 사돈집안인 효성그룹 2세들의 회삿돈 횡령 사건은 여론의 질타에도 미적거리다가 핵심 공소사실의 공소시효가 만료되었습니다. ‘그랜저 검사’니 ‘스폰서 검사’니 하는 말에 이르면 가슴이 꽉 막힙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반면 정권이나 재벌 등 권력에는 어떻습니까?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은 부실 수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 대통령의 사돈집안인 효성그룹 2세들의 회삿돈 횡령 사건은 여론의 질타에도 미적거리다가 핵심 공소사실의 공소시효가 만료되었습니다. ‘그랜저 검사’니 ‘스폰서 검사’니 하는 말에 이르면 가슴이 꽉 막힙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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