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올해도 새해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습니다. 연설로 대신했습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취임 이후 2009년, 2010년, 2011년 모두 텔레비전 앞에서 연설문을 읽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통상 전임 대통령들이 새해가 되면 기자회견을 열어 새해의 국정운영 구상을 밝혀온 것과 큰 차이가 납니다.
연설과 기자회견은 차이가 있습니다. 연설은 본질적으로 일방통행입니다. 연설 내용에 대한 질문이나 반론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면 기자회견은 쌍방향입니다. 기자회견에서는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국정 최고책임자의 입장 등 국민이 궁금해 할만한 내용에 대한 질의가 쏟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것이 소통이고, 국민에 대한 진지한 자세인지 굳이 따져볼 필요도 없습니다.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 기피증은 새삼스러운 게 아닙니다. 이 대통령이 취임 뒤 기자회견을 한 것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의전상 불가피한 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빼면 네 차례뿐입니다.
2008년 4월13일 미·일 순방과 관련해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했고, 촛불시위가 절정에 오른 같은 해 6월 특별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뼈저린 반성을 하고 있다”고 머리를 조아렸던 게 이 회견입니다. 그리고 2009년 9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유치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했으며 1년여 뒤 다시 한번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관련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회견의 회수도 회수지만, 내용을 보면 이 대통령의 언론 기피증은 더 심각합니다. 국내 현안과 관련해선 사실상 2008년 6월 쇠고기 관련 특별 기자회견이 유일합니다. 그러나 당시는 정권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웠던 예외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심지어 2009년 9월 회견에선 세종시 문제 등 민감한 국내 현안을 질문 대상에서 제외했고, 지난해 회견에선 민간인 불법사찰 등 현안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아예 하지 않았습니다.
이 대통령이 많은 기자를 상대하는 기자회견만 외면한 게 아닙니다. 국내 언론과의 개별 인터뷰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1월 <동아일보>와 한 것이 유일합니다. 통상 전임 대통령이 언론사 창간 기념일 등에 해당 언론과의 개별 인터뷰를 통해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혀왔던 것과 차이가 납니다.
대신 이 대통령은 국내언론과 외국언론의 합동 인터뷰에만 응했습니다. 그래서 국내언론은 이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위해 <연합뉴스>의 경우 일본의 <교도통신>를, <조선일보>는 영국의 <더 타임스>, 일본의 <마이니치>를, <중앙일보>는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 중국의 <인민일보>,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등을 끌어들여야 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이런 국내언론 홀대는 상대적으로 잦은 외국언론과의 단독 인터뷰와 비교됩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에만 외국 언론과 6차례 단독 인터뷰를 했습니다. 미국의 <시엔엔>과 <워싱턴포스트>, 영국의 <비비시>, 싱가포르의 <스트레이트 타임스>, 인도의 <타임스 오브 인디아>, 말레이시아의 <스타> 등입니다.
왜 이런 차별을 하는 걸까요? 이 대통령이 국내언론보다 외국언론을 중시하는 사대주의자이기 때문일까요? 글쎄요. 청와대 관계자들은 외국언론과의 인터뷰에 대해 “외국에 널리 한국을 널리 알릴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국내언론과 인터뷰를 꺼리는 것과 관련해서는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짐작 못할 바는 아닙니다. 인터뷰를 국내언론하고 하는 것과 외국언론과 하는 것의 차이는 명백합니다. 국내언론은 민감한 국내 정치현안을 주요하게 묻고 다룹니다. 외국언론은 한반도 문제 등 국제 현안에 주로 관심을 두니까, 정치적으로 부담이 없는 편입니다. 유추하면, 이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국내 현안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됩니다. 아니 말은 하되, 일방적으로 내 뜻만 전달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대화할 뜻은 없다는 것이죠. 민간인 불법사찰이나 예산안 날치기 등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현안을 뭉개고 가고 싶다는 뜻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홍보 전략 차원에서 이전투구의 현실 정치와 나는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외국에 한국을 알리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민주주의 정치에서 주요 국내 현안을 둘러싸고 국민과 소통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현안과 정면으로 대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국정을 책임감 있게 운영할 수 있겠습니까?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왜 이런 차별을 하는 걸까요? 이 대통령이 국내언론보다 외국언론을 중시하는 사대주의자이기 때문일까요? 글쎄요. 청와대 관계자들은 외국언론과의 인터뷰에 대해 “외국에 널리 한국을 널리 알릴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국내언론과 인터뷰를 꺼리는 것과 관련해서는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짐작 못할 바는 아닙니다. 인터뷰를 국내언론하고 하는 것과 외국언론과 하는 것의 차이는 명백합니다. 국내언론은 민감한 국내 정치현안을 주요하게 묻고 다룹니다. 외국언론은 한반도 문제 등 국제 현안에 주로 관심을 두니까, 정치적으로 부담이 없는 편입니다. 유추하면, 이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국내 현안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됩니다. 아니 말은 하되, 일방적으로 내 뜻만 전달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쌍방향으로 소통하고 대화할 뜻은 없다는 것이죠. 민간인 불법사찰이나 예산안 날치기 등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현안을 뭉개고 가고 싶다는 뜻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홍보 전략 차원에서 이전투구의 현실 정치와 나는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외국에 한국을 알리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민주주의 정치에서 주요 국내 현안을 둘러싸고 국민과 소통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현안과 정면으로 대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국정을 책임감 있게 운영할 수 있겠습니까?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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