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철거민 참사로 경찰청장 후보에서 물러났던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이 10일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내정됐습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김 내정자가 오사카와 도쿄에서 각각 세 번 등 일본에서 모두 여섯 차례 근무했고 일본어 실력도 1급 수준으로 안다”며 김 내정자를 옹호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보은인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김 전 청장은 재직 당시 철거민 5명과 경찰관 1명이 숨지는 용산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경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 전 청장은 대표적인 영포라인(경북 영일 출신) 인사로 서울 경찰청장 재직 당시 쇠고기 촛불 국면을 성공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아, 경찰청장 후보로 지명되어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실제 외교부 당국자는 ‘김 내정자의 인사가 청와대의 요청이냐 외교부의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습니다. 그리곤 “김 내정자는 특임공관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음을 에둘러 내비친 것입니다. 특임공관장은 대통령이 필요한 경우 특별히 기용·임명하는 공관장입니다.
통상 권력은 인사권을 통해 행사된다고 합니다. 그런 만큼 집권자가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마음에 맞는 인사를 기용하는 것은 불가피합니다. 그게 책임정치에도 맞지 않겠습니까?. 정치적 지향이 같은 인사를 기용해서 자신의 정책을 펼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것이죠. 정무직 고위 공직에 사실상 엽관제(spoils system)가 허용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정도와 한계가 있는 법이 아니겠습니까? 절제라고 표현해도 좋습니다. 공직은 말 그대로 공공성의 최고 형태입니다. 공직인사에는 공공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 전 청장은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고 물러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을 다시 공직에 임명한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당시 사건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그는 정말 아무 책임이 없습니까? 당시 경찰청장 후보직 사퇴는 정치적 위기를 넘기려는 면피용, 국면전환용이었다는 자백인가요?
백번을 양보해도 이건 공공성에 대한 모독입니다. 더욱이 당시 용산 참사에 피눈물을 흘린 피해자들이 버젓이 살아 있습니다. 그들에겐 뭐라 설명해야 할까요? 오사카 총영사라는 자리를 김 전 청장만이 잘 해낼 수 있는 자리도 아니지 않습니까? 사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정책 실패 등의 책임이 있는 인사를 다시 중용하는 속칭 돌려막기 인사는 처음이 아닙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민동석 외교통상부 차관 아닐까 합니다. 민 차관은 2008년 쇠고기 협상 책임을 지고 농림수산식품부 통상정책관에서 물러났다가 외교안보연구원 외교역량평가단장으로 특채된 뒤 지난해 11월 외교부 2차관으로 기용됐습니다. 또 있습니다. 이번에 감사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2009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스폰서 파문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인사입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도 2008년 7월 환율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기획재정부 차관에서 물러난 사람입니다. 이 대통령의 자기사람 챙기기는 정말 유별난 것 같습니다. 이 대통령이 살아오면서 터득한 삶의 지혜 같은 것이겠죠. 어떤 면에서 그런 지혜가 이 대통령의 지금을 만든 거름 같은 것이 되었을 테고요. 그러니 자기 방식을 고집하는 것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말 위에서 세계를 정복할 수는 있지만, 말 위에서 통치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지위가 바뀌면 방식도 바뀌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기업체는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하는 영역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 운영에는 절차와 과정과 동떨어진 결과란 없습니다. 사적인 영역인 기업과 달리 최고의 공적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되돌려야 합니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백번을 양보해도 이건 공공성에 대한 모독입니다. 더욱이 당시 용산 참사에 피눈물을 흘린 피해자들이 버젓이 살아 있습니다. 그들에겐 뭐라 설명해야 할까요? 오사카 총영사라는 자리를 김 전 청장만이 잘 해낼 수 있는 자리도 아니지 않습니까? 사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정책 실패 등의 책임이 있는 인사를 다시 중용하는 속칭 돌려막기 인사는 처음이 아닙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민동석 외교통상부 차관 아닐까 합니다. 민 차관은 2008년 쇠고기 협상 책임을 지고 농림수산식품부 통상정책관에서 물러났다가 외교안보연구원 외교역량평가단장으로 특채된 뒤 지난해 11월 외교부 2차관으로 기용됐습니다. 또 있습니다. 이번에 감사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2009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스폰서 파문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인사입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도 2008년 7월 환율정책 실패의 책임을 지고 기획재정부 차관에서 물러난 사람입니다. 이 대통령의 자기사람 챙기기는 정말 유별난 것 같습니다. 이 대통령이 살아오면서 터득한 삶의 지혜 같은 것이겠죠. 어떤 면에서 그런 지혜가 이 대통령의 지금을 만든 거름 같은 것이 되었을 테고요. 그러니 자기 방식을 고집하는 것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말 위에서 세계를 정복할 수는 있지만, 말 위에서 통치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지위가 바뀌면 방식도 바뀌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기업체는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하는 영역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 운영에는 절차와 과정과 동떨어진 결과란 없습니다. 사적인 영역인 기업과 달리 최고의 공적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되돌려야 합니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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