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를 둘러싸고 불거진 갈등의 수습을 모색하는 것 같습니다.
정 후보자는 11일 오후 퇴근길에 거취를 묻는 기자들에게 “하룻밤 더 생각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장 기자들 사이에서는 정 후보자가 사퇴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입니다.
한나라당과 청와대에서도 정 후보자의 사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기류가 강합니다. 당 지도부가 정 후보자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이상 속된 말로 ‘이미 끝난 게임’이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정 후보자가 시간을 끄는 것은 모양 갖추기 성격이 강해 보입니다. 시간을 벌어 이명박 대통령의 권위 손상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제 여권의 관심은 당·청의 갈등을 어떻게 모양 좋게 수습하느냐에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 상처받지 않은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죠. 자칫 갈등이 확산하면 이명박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 등 원치않는 방향으로 사태가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안상수 대표가 이날 새해 기자회견에서 애초 회견문에 있던 “견제할 것은 견제하겠다”는 문구를 빼고 읽은 것도 이런 당 안팎의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읽힙니다.
그러나 당·청관계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복원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절대 권위가 훼손되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이번 사건이 이 대통령 임기 후반기에 발생했다는 점은 의미심장합니다. 이 대통령의 힘이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니까요. 실추된 권위를 만회할 기회가 별로 없지 않겠습니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통상 대통령의 레임덕이 여당의 반기에서 시작되었다는 경험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실마리가 대체로 대통령의 독단적 행동이나 실책에서 주어졌다는 점도 유사한 경우입니다. 그것이 측근의 비리이든 정책상의 잘못이든 말입니다.
아직 이 대통령의 레임덕을 거론하기는 이른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50%를 넘는 등 여전히 높기 때문입니다. 이 대통령의 지지도가 여당을 압도하는 현실에서 여당이 이 대통령의 권위에 도전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어떤 것이든, 당·청 관계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청와대가 과거처럼 일방통행을 고집한다면 이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선례는 당·청관계를 일정 정도 제약하지 않겠습니까? 무슨 일이든 처음이 어려운 법입니다. 한번 길이 나면 많은 이들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당·청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될지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그러나 어떤 것이든, 당·청 관계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 청와대가 과거처럼 일방통행을 고집한다면 이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선례는 당·청관계를 일정 정도 제약하지 않겠습니까? 무슨 일이든 처음이 어려운 법입니다. 한번 길이 나면 많은 이들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당·청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정립될지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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