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복지정책 제안이 증세 논쟁으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입니다.
민주당은 잘 알다시피, 새해 들어 급식과 보육, 의료 분야의 복지정책을 내놓았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의 복지 의제 선점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야당에 꼬리표처럼 붙어다니는 “반대만 하는 세력”이라는 이미지를 불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민주당에서는 복지 문제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청년 실업이나 비정규직, 양극화 문제는 여전하거나 악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고령화 등으로 인한 복지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민주당의 복지 정책은 “현실적으로 가능하냐”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재원 조달 방안이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한나라당은 “증세없는 복지는 사기이며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공격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재정구조 개혁, 부자감세 철회, 지출 우선순위 조정 등을 통해 필요한 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맞받아치고 있습니다. 증세가 필요없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증세논쟁으로 확산될 경우 복지정책의 추동력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깔려 있습니다. 당연한 우려입니다. 세금 더 내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우선 복지정책을 추진해서 그 혜택을 국민이 누리게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국민이 복지정책이 필요하고 좋은 것이라고 느끼게 한 뒤 증세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법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민주당 지도부의 이런 조심 행보는 역사적으로도 근거가 없는 게 아닙니다. 증세는 종종 정권의 운명을 좌우하곤 한다는 게 역사적 교훈이니까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은 재정구조 개혁과 증세를 추진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당시 1984년 집권한 캐나다의 브라이언 멀로니 총리의 실례를 들어 세정 개혁의 어려움을 설명했습니다. 멀로니 총리는 연방부가세를 도입해서 캐나다 재정을 적자에서 흑자로 돌려놓는 업적을 남겼지만, 멀로니 총리의 진보보수당은 1993년 총선에서 단 2석만 남기고 전멸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멀로니 총리의 몰락 원인을 세금 문제로만 돌릴 수는 없습니다. 경제정책 실책과 복지예산 삭감 등 여러 원인이 겹쳐있으니까요.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역사가 있습니다. 1979년 부마항쟁은 박정희 철권통치의 종말을 앞당긴 결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시위대에서는 “부가가치세 철폐하라”는 구호가 나왔다고 합니다. 모든 물품과 용역에 세금을 부과하는 부가가치세 도입으로 세금부담이 늘어난 것에 대해 불만이 그만큼 광범위했던 것입니다. 1976년 도입된 부가가치세에 대한 불만은 앞서 1978년 총선에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당시 총선에서 부가가치세 폐지를 공약한 야당인 신민당은 전국 득표율에서 여당인 공화당을 앞섰습니다. 이 때문에 박정희 정부는 부가가치세 재검토 작업을 벌이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몇 년 전 노무현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할 때 보수언론이 호들갑을 떨었던 “세금폭탄”이라는 용어는 또 얼마나 위력을 발휘했습니까?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증세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정동영 최고위원입니다. 정 최고위원은 “재원 문제의 핵심은 세금”이라며 부유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유럽 등 복지국가치고 과세 부담률이 높지 않은 나라가 없다는 것입니다. 정 최고위원은 20일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와 ‘복지는 세금이다’라는 토론회도 열었습니다. 정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도 부유세 신설을 주장했습니다. 조 대표도 증세를 주장했지만, 내용은 조금 다릅니다. 기존의 세금에 누진세 형태를 추가 부과하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사회복지세인데, 이 세금은 복지 목적으로만 지출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부유층에만 부과하는 것입니다. 부유세야 이름이 말해주듯, 순자산 30억원 이상의 개인과 1조원 이상의 대기업이 과세 대상입니다. 조 대표의 사회복지세도 상위 5%의 부유층과 1%의 대기업이 과세대상입니다. 압축하면,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 철폐를 넘어서 부자증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역사가 있습니다. 1979년 부마항쟁은 박정희 철권통치의 종말을 앞당긴 결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시위대에서는 “부가가치세 철폐하라”는 구호가 나왔다고 합니다. 모든 물품과 용역에 세금을 부과하는 부가가치세 도입으로 세금부담이 늘어난 것에 대해 불만이 그만큼 광범위했던 것입니다. 1976년 도입된 부가가치세에 대한 불만은 앞서 1978년 총선에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당시 총선에서 부가가치세 폐지를 공약한 야당인 신민당은 전국 득표율에서 여당인 공화당을 앞섰습니다. 이 때문에 박정희 정부는 부가가치세 재검토 작업을 벌이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멀리 갈 것도 없습니다. 몇 년 전 노무현 정부가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할 때 보수언론이 호들갑을 떨었던 “세금폭탄”이라는 용어는 또 얼마나 위력을 발휘했습니까?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증세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정동영 최고위원입니다. 정 최고위원은 “재원 문제의 핵심은 세금”이라며 부유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유럽 등 복지국가치고 과세 부담률이 높지 않은 나라가 없다는 것입니다. 정 최고위원은 20일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와 ‘복지는 세금이다’라는 토론회도 열었습니다. 정 최고위원은 이 자리에서도 부유세 신설을 주장했습니다. 조 대표도 증세를 주장했지만, 내용은 조금 다릅니다. 기존의 세금에 누진세 형태를 추가 부과하는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사회복지세인데, 이 세금은 복지 목적으로만 지출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부유층에만 부과하는 것입니다. 부유세야 이름이 말해주듯, 순자산 30억원 이상의 개인과 1조원 이상의 대기업이 과세 대상입니다. 조 대표의 사회복지세도 상위 5%의 부유층과 1%의 대기업이 과세대상입니다. 압축하면,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 철폐를 넘어서 부자증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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