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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리핑] 수의학 전문가의 경고

등록 2011-01-21 18:52

발생 50일을 넘기면서 정부 당국이 기존 구제역 대책의 실패를 자인했습니다.

정부는 앞으로는 예방약(백신) 접종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 감염된 가축만 매몰처분하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백신 접종 지역에서는 해당 농장의 가축을 모두 매몰하고, 비발생지역에서는 반경 500m 안 가축을 매몰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대책은 구제역 확산에 아무런 효과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시장 수급만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지금까지 매몰 또는 살처분한 숫자가 230만 마리에 이릅니다. 우리나라에서 사육하고 있는 소, 돼지 6마리 가운데 1마리가 땅속에 묻혀버린 것입니다.

정부의 정책 변경은 매몰처분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데 따른 여론 악화, 그리고 뒤이어 나타날 엄청난 환경오염 및 예산 부담 등을 의식한 고육지책인 셈입니다. 이상길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예방 접종 14일이 지나 항체가 형성된 농장에 대해서는 매몰처분 범위를 지금보다 줄이는 쪽으로 매뉴얼을 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방침은 우선 소에게 적용하고, 돼지는 이달 말께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조기에 회복하겠다는 지금까지의 방침에서 크게 후퇴한 셈이지요. 사실상 ‘구제역 상재국(상시 발생국)’ 지위를 감수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렇게 되면 매몰 가축 수가 크게 줄어 축산 기반 붕괴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 판단입니다. 그러나 구제역 상재화에 따른 피해는 불가피할 듯합니다.

구제역은 설 귀향길까지 막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잇따라 구제역 전파 위험을 이유로 설 명절 귀향을 자제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자식처럼 길러온 가축들을 한 마리라도 더 살려보자는 농민들의 심정을 담은 것이지요. 농촌에선 그만큼 상황이 절박합니다.

오늘치 <한겨레> ‘한홍구·서해성의 직설’은 이런 구제역 사태를 정면으로 겨눴습니다. 직설에 초대된 수의면역학 전문가 우희종 교수(서울대)는 ‘가축 대학살이 인수공통전염병을 부른다’는 엄중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우 교수는 정부의 대응방식이 일을 키웠다고 말합니다. 그는 살처분은 발생 초기에 쓰는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일단 확산된 시점에서는 즉시 예방접종을 했어야 했는데 청정국 이미지 때문에 미적거리다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사태를 초래했다는 겁니다. 축산물 수출이 미약한 우리나라에서 청정국가를 그렇게까지 고집할 필요가 있었느냐고 질타합니다.

우 교수는 이러한 대처방식 배후엔 농업에 대한 무관심, 고기가 없으면 외국에서 사먹으면 된다는 장사논리가 똬리를 틀고 있다고 꼬집습니다.


우 교수는 가축 매몰지역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진 이후 심각한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는 우 교수의 경고가 섬뜩하게 들립니다.

곽노필 편집국 부국장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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