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강원도지사가 지사직을 잃었습니다. 대법원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를 인정한 것입니다. 서갑원 민주당 의원(전남 순천)도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됐습니다. 반면 박진 한나라당 의원(서울 종로)은 일부 유죄가 확정됐지만, 의원직을 잃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대법원 선고로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된 혐의로 지금까지 기소된 정치인 5명 가운데 모두 3명이 공직을 잃게 됐습니다. 공교롭게 공직을 잃은 3명은 이광재·서갑원·최철국 등 모두 민주당 ‘친노’세력입니다. 살아남은 정치인 2명은 박진·김정권 등 한나라당 의원입니다.
민주당은 이런 결과에 크게 반발했습니다. 이춘석 대변인은 당적에 따라 유무죄가 갈렸다며 정치적 판결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판결로 4·27 재보선의 의미가 달라졌습니다. 애초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 선거가 없는 해라며 정부 부처에 업무성과를 독려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재보선에 이 지사의 중도하차로 공백이 된 강원도지사와 서 의원의 자리를 메울 순천 국회의원 보선이 추가되면서, 정치적 무게가 사뭇 달라졌습니다.
이제 4·27 재보선은 광역단체장 1곳(강원도), 국회의원 3곳(성남 분당을, 경남 김해을, 전남 순천), 기초단체장 2곳(울산 중구, 울산 동구), 광역의원 3곳, 기초의원 5곳 등 14곳에서 치러지게 됐습니다.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전국 민심의 향배를 점쳐볼 수 있는 의미를 지닌 무대가 되었습니다.
한나라당은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전통적으로 재보선이 여당에 불리했기 때문인데, 성적표가 좋지 않으면 레임덕 가중 등 위험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 등 야당은 야권 연대를 이뤄 정권심판의 분위기를 모아낼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각 당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단일대오를 이뤄내기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벌써 각 재보선 지역에는 하마평이 오르내립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엄기영 전 <문화방송> 사장이 한나라당 강원지사 후보로 거론된다는 것입니다. 또 경남 김해을에서는 ‘양파 후보’ 소리를 들으며 총리 후보에서 낙마했던 김태호 전 경남지사 출마설이 떠돕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인사가 출마하게 될지 점치기에는 아직 일러 보입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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