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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리핑] 조석준 기상청장의 음주사고 뺑소니

등록 2011-02-12 14:16수정 2011-02-12 16:40

이명박 정부는 아무래도 인사가 주요 아킬레스건인 것 같습니다.

조석준 신임 기상청창 얘기입니다. 음주 운전을 하다가 사람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뺑소니까지 한 사람을 차관급 고위공직에 임명했으니까요.

청와대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조 청장의 소명을 듣고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았다고 합니다. 조 청장이 KBS 기상전문기자로 근무하던 1984년 발생한 사건이니까, 벌써 27년 전 일이라는 겁니다. 뺑소니도 고의가 아니라는 겁니다. 사고를 낸 줄 모른 채 귀가했다가 나중에 경찰이 찾아와 알게 됐다는 것입니다.

20년도 더 된 일을 문제삼는 것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동정론이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래전 젊은 시절 저지른 한 번의 실수를 평생 ‘주홍글씨’처럼 달고 살아야 하는 것이냐고 되물을 수 있습니다.

사실 80년대 초만 해도 지금처럼 국민 대부분이 차를 보유하던 시대가 아니었고,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도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 당시의 의식 수준이나 기준 등을 감안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고위공직 인사기준 후퇴는 분명히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당시 김숙 외교부 북미국장은 국가안정보장회의 정책조정실장과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보로 올랐으나 음주운전 경력이 문제돼 배제된 적이 있습니다.

이 문제가 더 심각하게 불거진 것은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이 보여준 도덕 불감증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총리, 장관 청문회에서 얼마나 많은 비리·탈법·불법 의혹이 드러났습니까.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임명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이번 사건도 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이는 것 아닐까요?

조 청장의 해명도 석연치 않습니다.


조 청장은 뺑소니 사고 경위와 관련해 사고난 줄 모르고 귀가한 것이라고 해명합니다. 자동차검사필증이 현장에 떨어져 있었던 것과 관련해선 “당시는 자동차검사필증을 차량 밖에 부착하고 다녀야 했기 때문에 사고가 났을 때 떨어진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차가 검사필증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는데도 몰랐을까, 하는 의문은 자연스럽습니다.

더 큰 의혹은 불구속 기소된 뒤 벌금형을 받았다는 대목입니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은 음주 뺑소니의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중대 범죄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물론 당시는 지금보다 음주운전에 대해 관대했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한 검찰 관계자는 “당시 기준으로 보더라도 그 정도면 기본적으로 구속이고, 혈중 알코올 농도에 따라 7년 이상의 구형이 가능하다. 뺑소니는 벌금형이 불가능한 사안”이라고 말합니다. 조 청장이 피해자 가족과 보상금 500만원에 합의한 게 정상참작 사유는 되지만, 구속과 형 선고는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아무리 정상참작이 되더라도 일단 구속된 뒤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정도라는 겁니다.

통신사 <뉴시스>가 법제처 국가법력정보센터에서 1980년대 비슷한 사례를 찾아내 보도한 것과도 비교됩니다. 보도를 보면, 빙과류 장사를 하던 A씨는 1985년 12월 경북 군위군 도로에서 만취상태서 자신의 영업용 1t 트럭을 몰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달아났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 1심은 징역 2년6월, 대구고법은 1년을 선고했습니다.

공직자에게 어느 정도의 도덕성을 요구해야 할까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우리 사회의 도덕적 역량과 기준, 합의수준과도 관계있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석연치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해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게 고위 공직자의 기본 덕목 아닐까요? 해명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건 고위 공직자의 자격이 없다는 뜻 아닐까요?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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