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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리핑] 이집트 혁명, 절반의 결실

등록 2011-02-14 09:28

이집트 민주화 운동이 결실을 맺었습니다. 이집트 국민들의 거센 민주화 시위에 30년 철권통치를 휘둘러온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마침내 물러났습니다.

애초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에 자극받은 이집트의 민주화 운동은 물가폭등과 실업 등 생활고에서 씨앗이 잉태됐으나, 결국 수십 년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강력한 모래바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절반의 성공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민주 정부를 구성하고 민주화의 열기를 제도화하는 작업은 이제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상황은 그리 호락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무바라크 이후를 이끌어갈 정치적 대안세력이 뚜렷하지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집트에서는 아므르 무사 아랍연맹 사무총장이나 무하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 등이 차기 지도자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국내 지지기반이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다고 합니다. 무바라크 체제가 워낙 강력한 억압정책을 펴왔기 때문에 야권 세력이 발붙일 틈도 찾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주목받는 세력은 이슬람세력인 무슬림형제단인 것 같습니다. 이들은 오랫동안 무바라크 정부와 대결을 벌여왔고, 2005년 선거에서는 이집트 의회의 20%를 장악한 최대 야권세력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집트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미국 등 외부세력이 이슬람세력의 부상을 그대로 두고 볼지는 의문입니다. 미국과 유럽 등이 아랍지역에서 이슬람세력의 정치적 부상을 견제해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예컨대 알제리의 경우 1992년 총선에서 이슬람 정당인 ‘이슬람구제전선’이 승리를 거뒀습니다. 그러자 미국과 유럽의 묵인 하에 군부가 나서 총선을 무효화하고 이슬람구제전선을 불법화했습니다. 그 결과 알제리는 10여년간 10만여 명이 희생되는 내전을 겪어야 했습니다.

2006년 첫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이슬람세력 ‘하마스’도 같은 운명을 겪었습니다. 하마스는 과반수 의석을 차지해 내각을 구성했으나, 미국과 이스라엘 등은 하마스와의 대화 거부, 원조중단 위협으로 맞섰습니다. 결국 하마스는 미국 등의 지원를 받는 ‘파타’와 내전을 벌인 끝에 가자지구로 쫓겨났습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는 아직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집트가 향후 어떻게 혼란을 극복하고 민주정부를 수립해나갈지는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이집트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이집트의 정치적 향방에 이해관계가 걸린 외부세력도 많습니다.

군의 태도도 주목거리입니다. 현재 전권을 쥐고 있는 군은 권력을 민간정부에 넘기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집트 민주화 세력이 분열되고 틈을 보일 경우에도 군이 침묵을 지킬지 의문입니다. 1980년 우리의 경험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이집트 혁명은 이제 첫 걸음 뗀 것이라고 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을 것입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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