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다섯 번씩 예배를 드리는 이슬람인들에게 금요일은 아주 중요한 날입니다. 기독교에서 일요일마다 교인들이 교회에 모이듯, 이슬람에선 무슬림들이 금요일 한낮에 모스크에 모여 ‘합동예배’를 드립니다. 이 예배를 주무아라고 부른답니다. 그래서 이날이 되면 상점, 관공서 등이 모두 문을 닫고 시내 중심가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듭니다.
헌데 요즘 이슬람의 본고장인 중동지역의 금요일은 분노를 표출하는 날입니다. 오랜 기간 독재정권 아래서 신음해온 아랍 민중들이 시내 중심가의 광장에 모여 억눌려왔던 마음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지난달 튀니지에서 일어난 재스민혁명을 계기로 아랍권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입니다. 일주일 전 금요일엔 30년 동안 독재권력을 휘둘러온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이 금요일 낮 시내에 구름떼처럼 몰려든 민중들의 힘에 밀려 권좌에서 물러났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18일 중동에는 또다시 ‘분노의 금요일’이 밝았습니다. 이란, 예멘 등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지요.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는 친정부 시위대도 집결할 예정이어서 양쪽 사이에 충돌이 빚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예멘의 반정부단체들도 32년째 권좌에 앉아 있는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이날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습니다. 아라비아반도의 조그만 섬나라 바레인에선 정부가 모든 집회를 금지했으나 야당들은 연합체를 만들어 다른 장소에서 집회를 열 예정입니다.
일주일 전 무바라크 대통령을 몰아낸 역사적 현장인 이집트 카이로의 타흐리르광장에서는 ‘100만인 승리의 금요일’ 이라는 이름으로 무바라크 퇴진을 기념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립니다.
이들 나라에서 민주화 요구 움직임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것은 장기간 억눌려온 삶이 누적되면서 쌓인 분노가 자연스럽게 표출된 것이지만, 변화에 대한 욕구가 큰 젊은이들의 비중이 매우 높은 탓도 있습니다.
이슬람지역은 출산율이 높습니다. 낙태가 금지돼 있고 피임도 ‘신의 뜻에 반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는군요. 외신들이 전하는 내용을 보면 아랍권 인구 3억5천만 가운데 30살 이하가 절반을 넘는다고 합니다. 무바라크를 쫓아낸 이집트는 60%가 넘고, 예멘 같은 나라는 70%를 웃돕니다. 이들 가운데 1억명은 인터넷 이용자라는군요. 아버지 세대보다 훨씬 좋은 교육을 받고 자라온 이 거대한 층의 젊은 군단이 첨단 아이티기술에 바탕한 소셜미디어를 무기로 이제 독재체제를 뒤흔들 정도의 힘을 갖추게 된 것이지요.
돌이켜보면 우리나라도 민주화운동이 절정에 이르던 1980년대 당시의 인구통계를 살펴보면 30살 이하가 60%대였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아랍권의 잇단 민주화 시위의 원인에 대해 “좋은 직업을 찾아 안정된 생활을 누리려는 젊은이들이 늘어난 사회의 변화에 아랍의 독재권력이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오일달러에 힘입어 좋은 경제실적을 내고 있는 아랍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사태는 경제발전이 권력의 안정성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국제사회로부터 인권과 표현의 자유가 크게 후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음에도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 어떤 정부도 교훈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곽노필 편집국 부국장 nopil@hani.co.kr
곽노필 편집국 부국장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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