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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브리핑] 리비아 민주화 시위의 다른 점

등록 2011-02-23 06:01

리비아 민주화 시위가 끔찍한 유혈 참극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궁지에 몰린 카다피 정부는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 등에서 전투기까지 동원해 시위대를 공격해 많은 사상자를 냈다고 합니다. 반면 시위세력은 벵가지 등 동부 지역을 사실상 장악했다고 합니다. 리비아가 내전 상태로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리비아 시위는 여러모로 앞선 튀니지나 이집트의 민주화 시위와 다르게 전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튀니지나 이집트 모두 격렬한 시위에 오랜 독재자들이 굴복하면서 매듭이 지어졌습니다. 그러나 벤 알리나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하야를 공식 발표하기 전 관료나 군 세력 일부가 정부에서 이탈해 시위대에 합류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반면 리비아의 민주화 시위 와중에 군세력 일부가 시위대에 합류하거나, 외교 관료들 일부가 정부를 비난하며 사임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카다피가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데도 말입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지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무엇보다 리비아 정부의 강력한 통제로 언론의 현장 접근이 상당히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어쩌면 리비아가 다른 나라와 달리 부족적 전통이 강하다는 사실에 열쇠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애초 리비아는 1951년 독립 전만 해도 통합국가 없이 부족장들이 지배하던 국가였습니다. 지금도 부족장들은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민주화 시위가 격화하면서 이들 부족들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이런 사정이 정부 내에도 투영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죠.

실제 리비아 최대 부족인 와르팔라 부족과 주와야 부족은 반정부 세력에 가담했다고 합니다. 카다피가 20일 주요 부족장들을 만나 지지 확보에 나섰지만, 분위기가 그리 우호적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양상이 훨씬 폭력적이라는 것도 눈에 띕니다. 카다피 정부군은 주민들에게 거리에 나오지 말라고 경고한 뒤 거리에서 움직이는 것에 대해서는 무차별 사격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군이 시위대에 대한 발포를 거부했던 튀니지나 이집트와는 다른 양상입니다.  

산유국 리비아의 정정 불안은 국내외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코스피 등 아시아 증시도 하락했습니다.

리비아에 진출한 기업의 피해도 커지고 있습니다. 현지인들이 건설현장 등에 난입해 약탈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리비아 진출 기업들은 리비아 시위가 폭력적으로 전개되면서 안전 문제 때문에 직원들을 한국으로 철수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벵가지 공항 폐쇄 등으로 한국노동자 100여명이 현지에 사실상 고립돼 있다고 합니다.

정부는 21일 리비아 전역을 여행경보 3단계(여행제한)로 상향 지정했습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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