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의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을 위해 착착 준비를 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미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의회에서 비준된 뒤 한국이 쇠고기 시장을 전면 개방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혹 쇠고기 문제가 자유무역협정의 비준에 ‘걸림돌’이 되는 상황을 일단 피한 뒤 쇠고기 전면개방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인데, 미국 의회조사국이 3일 ‘한-미 쇠고기분쟁:이슈와 현황’ 보고서에서 밝힌 내용입니다. 정말 쇠고기 시장 완전 개방이라는 목적을 위해 치밀한 전략을 짜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쇠고기 개방 문제와 자유무역협정 문제는 별개 사안이라는 입장만 밝히고 있습니다. 순진한 건지, 짜고 치는 ‘고스톱’인지, 답답할 따름입니다.
애초 정부는 2008년 4월 이명박 대통령의 첫 방미 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에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촛불시위로 난리가 나자 ‘한국 소비자의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라는 전제조건을 붙여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같은 해 5월 정운천 당시 농림부 장관은 “일본, 대만, 중국이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에서 한국보다 조건이 더 유리하게 타결하면 재협상을 확실히 요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현재 일본은 2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하고 있고, 대만은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입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정부는 오히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규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국민에게 한 약속은 지켜야지요. 당장 급한 불을 피하고 보자는 심산에서 나온 허언이었나요? 다른 나라와의 형평성에도 안맞는 것 아닙니까? 다른 나라에 비해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은 고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도 정부의 태도는 모르쇠입니다. 미국의 쇠고기 시장 개방 압력에 대해 숨기기에만 급급한 것 같다는 인상을 줍니다. 어느 나라 정부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입니다.
얼마 전에는 한-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문 오역 문제로 홍역을 앓았죠? 자유무역문제만 나오면 뭔가 미심쩍어 보이는 정부의 태도, 왜 그럴까요? 정부가 뭔가 숨기는 것 아닌지 의심부터 드는 게 국민 탓일까요?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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