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직자의 재산 변동사항이 공개됐습니다.
그런데 많은 고위공직자가 부모나 자녀의 재산을 비공개했습니다. 전체 2265명 가운데 650명이니까 28.7%가 공개를 거부한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김성환 외교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등입니다. 정치권에서도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와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거부했습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습니다. 공직자윤리법은 독립생계를 유지하는 부모와 자녀의 재산 공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결혼한 딸은 아예 공개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미 따로 살림을 차리고 있는 직계 존비속은 독립된 가정으로 보는 게 맞을 겁니다. 이런 이들의 재산을 무조건 공개하라는 것은 사생활 침해 우려도 있습니다. 보모가, 또는 자녀가 고위공직자라고 사생활을 까발리라는 것은 지나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문화에서는 미리미리 아들 딸들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도 사실입니다. 재산을 아들 이름으로, 또는 부모 이름으로 숨겨놓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제도를 형해화할 우려가 있습니다. 자녀나 부모의 재산에 아무 문제가 없으면 공개하고, 문제가 있으면 숨기는 게 관행처럼 용인될 수 있으니까요.
시민단체에서는 직계 존비속의 재산 공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11월 고지거부제도 폐지 내용으로 하는 개정안을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실을 통해 발의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법이 통과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참여연대는 지난 2006년에도 입법청원을 했으나 결국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고 합니다.
재산 공개내용을 보니, 많은 고위직 인사의 재산이 증가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부부도 1년 만에 5억8306억원이 늘어났고, 국회의원들도 절반 가까이 1억원 이상 재산을 불렸습니다. 행정부는 평균 4천만원, 광역단체장도 15명 가운데 14명이 재산이 늘었습니다. 재산 증가 원인은 다양합니다. 그래도 재산이 크게 늘어난 경우는 대체로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평가액 상승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박병수 모바일 에디터 su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 [사설] 노동자 안전 뒷전 중대재해법 후퇴가 민생 대책인가](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300/180/imgdb/child/2024/0116/53_17053980971276_2024011650343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①국내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2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768.jpg)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 [올해의 책] 숙제를 풀 실마리를 찾아, 다시 책으로 ②번역서](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original/2023/1228/20231228503807.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