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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나랏돈 2조원 투입되는 사립유치원의 공공성

등록 2021-07-05 18:29수정 2021-07-06 02:38

[왜냐면]박용환 ㅣ 비리사립유치원 범죄수익환수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기준, 국공립유치원의 비율은 평균 66%에 이른다. 이에 비해 한국은 2020년 기준 30%에 머물러 있다. 공공성의 기준으로 유아교육을 보자면, 한국 사회는 후진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이 없던 정부는 2018년 하반기 전국민적 공분을 산 사립유치원 비리사태를 거치면서 뒤늦게 국공립유치원 증설 등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에 대한 인식을 비로소 하게 된다. 그래서 2021년까지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을 40%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2021년 현재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은 30% 수준으로 목표치에 한참 부족하다.

소위 유치원3법으로 불리는 유아교육법, 사립학교법, 학교급식법이 작년 1월 국회에서 통과되어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해 제도적으로는 일정한 진전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마침표가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 그런데 정부여당과 교육당국은 유치원3법을 마침표로 생각하는 것 같다. 대표적인 예로 정부여당 주관으로 꾸려진 ‘유치원·어린이집 공공성 강화 특별위원회’는 1년여 만에 해체되었다. 객관적 데이터로는 유아교육 공공성이 아직 한참 먼 미래임에도 말이다. 수십년 동안 쌓인 유아교육업계의 오랜 병폐가 일시에 해소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급선무는 유아교육에서 사립유치원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개선하는 것이다. 여전히 70%에 이르는 사립유치원 의존도를 전폭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2019년 3월 터진 전국사립유치원 ‘개원 연기 사태’는 언제 또 일어날지 모른다. 수년 안에 국공립유치원(협동조합유치원과 같은 공영형사립유치원 포함) 50%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다시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사립유치원 내부의 공공성과 투명성 강화가 요구된다. 교육당국은 이를 위해 관련 정책과 방안을 수립하지만, 주로 사립유치원 설립자나 원장들의 목소리만 대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 일선에서 일하며 수적으로도 대다수인 교직원의 목소리가 반영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사립유치원 내부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위해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사립유치원 교직원들의 신분 보장과 열악한 처우 개선이라고 생각한다. 교원의 경우 한 유치원 평균근속이 2년이 되지 않는 현재 상황에서 유아들에 대한 안전과 좋은 교육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다. 사립유치원 교직원들에 대한 신분 보장이 되면, 사립유치원 내부에서 교육의 질적 개선을 위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고 비리 근절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지금처럼 신분이 불안하니 내야 할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내부비리가 있어도 침묵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다반사다.

교직원의 신분 보장을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사립유치원 교직원을 교육청에서 위탁채용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현재 초·중·고 사립학교는 이미 수년 전부터 교원을 교육청에서 위탁채용했고 최근에는 직원도 교육청 위탁채용으로 바뀌고 있다. 이처럼 사립유치원의 교직원 채용도 교육청에서 위탁운영한다면 친인척 비리를 근절하고 설립자·원장들의 인사 전횡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교원인사·관리 과정에도 교육청이 개입한다면 현재와 같은 교직원의 불안정한 신분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다.

사립유치원은 누리과정지원금 명목으로 연간 2조원대에 이르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엄연한 ‘학교’이다. 국공립유치원의 증설과 더불어 사립유치원의 공공성과 투명성 강화는 시대적 과제이다. 그리하여 사립유치원도 학교로서의 위상에 걸맞은 역할을 찾도록 하여 국공립유치원과 더불어 유아교육의 중요한 두 기둥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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