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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7% 성장비전은 과연 허망한 것인가? / 박진근

등록 2007-03-22 18:45

왜냐면
경제성장률 7%에 대한 기대는 과연 허망한 것인가?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7% 성장비전이 제시된 것과 관련하여 “그것은 한낱 허구에 불과하며, 우리 경제의 실상에 입각할 때 향후 10년간 4% 중반대의 성장만 달성해도 다행”이라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반론은 나아가 “7% 성장에 대한 헛된 기대감 조성이야말로 정상적인 경제운용을 어렵게 한다”며 ‘정부의 실패’를 경고한다. 7% 성장론에 대한 이러한 반론과 경고는 현재의 상황만을 고려한다면 나름대로의 합당한 근거를 갖는다.

그렇다면 우리 경제의 현 실상은 과연 어떠한가? 우리 경제는 그 동안 잠재성장률 면에서 현저한 악화를 경험해왔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한국은행 보고서는 1991~97년 중 연평균 6.9%였던 잠재성장률이 2001~04년 중에는 연평균 4.8%로 크게 하락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이 보고서는 특히 비관적 시나리오의 경우 잠재성장률이 4%로까지 하락할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사실상 그간의 하락 추세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현재는 4%대 중반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잠재성장률의 하락 추세야말로 ‘경제위기의 신호’임에 틀림없다. 몇 년 안에 우리 경제가 3%대의 잠재성장률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7% 성장 비전을 정치권 일각의 허황된 구호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와 대책이 모색되어야…

성장잠재력을 나타내는 잠재성장률의 이와 같은 하락 추세야말로 ‘경제위기의 신호’임에 틀림없다. 특히, 현재의 상황도 문제이지만 방치될 경우 몇 년 안에 우리 경제가 3%대의 잠재성장률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3~4%대의 잠재성장률은 성숙된 주요 선진국들, 특히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의 경우에 정확히 해당된다. 따라서 잠재성장률 3~4%대의 한국 경제는 한창 일할 나이인 30~40대 청년이 부실한 건강관리와 극심한 스트레스로 심각한 노인성질환에 걸린 것에 비유된다.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끌어내리고 있는 주요 요인은 무엇인가? 앞의 한국은행 보고서는 기업의 투자위축, 노동공급의 둔화, 소재 및 부품 산업의 수입의존도 심화에 따른 산업연관성 악화 및 금융의 중개기능 악화 등을 주요 요인으로 지적하고, 이 중에서도 특히 투자위축이 핵심요인임을 강조한다. 투자위축의 원인으로 이 보고서는 표준화된 제품의 국제경쟁력 상실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경제적 불확실성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 강조되는 사항 중 또 하나는 성장잠재력 위축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대응노력이 미흡하였으며, 따라서 향후 이들의 대응노력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성장잠재력의 증대 여지는 충분하다는 점이다.

향후의 성장잠재력 증대 방안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있을 수 있다. 7% 성장론은 그 중의 하나다. ‘저성장·양극화’는 물론, 청년실업 등 여러 어려운 현안의 척결을 위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적어도 7%의 성장이 요구되는 것이다. 잠재성장률의 제고 없는 실제성장률 증대는 극히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하여 3~4%대의 잠재성장률 충족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

우리 경제의 최우선 과제는 하락하는 잠재성장률 달성이 아니라 잠재성장률 자체를 증대시키는 일이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니나 불가능한 일 또한 아니다. 이는 현재 경제운용에 참여하는 정부, 기업 및 가계 등 모든 경제 주체에 주어진 역사적 책무인 것이다.

이러한 과제는 대형 토목공사만으로 성취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수출경쟁력 증대 없는 내수진작만의 고율 성장 추구는 악화되는 경상수지 때문에 결코 지속될 수 없고, 신제품 개발 기업과 신기술 창출 기업의 사회적 존중 없이는 해당산업의 발전은 불가능하며, 가계부문의 저축과 투자행태가 국제화됨이 없이는 일본식의 환율안정 메커니즘의 정착에 의한 수출경쟁력 확보와 투자증대는 기대할 수 없다. 특히 시장이 가장 증오하는 정치·경제·사회적 불확실성의 과감한 제거 없이는 투자 활성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


7% 성장 비전을 정치권 일각의 허황된 구호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와 대책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기업부문으로부터 경제위기론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지 않은가?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대응책 마련에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박진근 /연세대 명예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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