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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왜냐면] 교실 교육은 쏙 빼놓은 성과상여금제 / 김지형

등록 2008-10-05 20:20

왜냐면
이것저것 많이 해야 높은 평가 받고
학생 상담 매진하면 C등급 받기 십상
교육의 질 향상과 무슨 관련 있나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교육공무원 성과상여금 제도가 교직 사회를 뒤숭숭하게 한다. 사회 일반에서는 교직 사회도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보는 듯하다. 올해 차등지급액은 등급에 따라 50여만원에서 100여만원 정도의 차이가 나지만, 앞으로 차등지급액이 확대되고 월급 대비 비중이 늘어난다고 하니, 이 정책이 교직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문제는 그 변화가 사회 일반에 긍정적인가 하는 점이다.

이 정책의 배경에는 교사에 대한 ‘실질적’ 평가를 하겠다는 의도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의 가장 중요한 직무인 교실 수업이 투명해야 하는데, 사실 지금까지 교실 수업은 ‘블랙박스’였다. 학교장에 의한 근무평정도 실질적 교사 평가를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실시하고 있는 교사다면평가를 비롯해, 전국단위 평가, 학교 선택제, 교육정보 공개, 학교 자율화 정책 등도 결국 이런 맥락과 관련된다.

투명한 것은 대체로 바람직하다. 따라서 사회 일반에서는 교사들의 반발을 철밥통 지키기 정도로 폄하하고 있는 것이 요즘 추이지만, 교사들의 반발의 바탕에는 이 정책이 애초 목표인 교사에 대한 실질적 평가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으며, 오히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교단을 황폐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와 확신이 깔려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 차등성과급 적용을 받은 교사들은 이를 체험적으로 느끼고 있는데, 실제 운영된 차등성과급의 적용 기준인 ‘차등지급 기준’의 허구성이 이를 증명한다.

현재 서울 각 학교의 차등지급 기준은 학교별로 차이는 있지만, 서울시교육청의 지침을 따르고 있다. (지면상 이 기준 자체의 허구성을 지적하는 것은 생략하고) 이 지침의 기준을 분석하면, 이 기준은 높은 등급을 받고자 하는 교사에게 다음 두 가지를 요구한다. 첫 번째는 이것저것 많이 해라. 두 번째는 학교 업무에 더 참여하라.

전자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이 기준이 정책과 정반대의 교사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높은 평가를 받고자 하는 교사는 이 기준이 요구하는 대로 이것저것(수업시간, 공개수업 연구, 계발활동, 담임, 야간자율학습 등등)을 많이 해야 한다. 그 교사는 더 많은 것을 하겠지만, 실제로 그 교사가 교육활동을 전개하는 교실은 여전히 블랙박스인 채로 남는다는 것이다. 교육이 업무가 되는 절차가 이것이다. 이에 반해, 담임으로서 상담능력을 높이기 위해 매진하는 교사는 C등급이다. 과연 사회가 기대하는 교육자의 모습은 무엇인가?

교사가 학교 업무에 더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겠지만, 그 학교 업무라는 것의 대개가 별 교육적 효과도 없는 상급 기관의 지침을 시행하는 것에 불과하다. 교사들 사이에서 업무 때문에 수업 연구할 시간이 없다는 아우성과 불만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누구나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에 찬성한다. 그러나 지금의 정책은 결국 역효과만 낼 것이다. 정책이 이처럼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은, 문제 접근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정책이 결국 업무의 ‘양’을 늘리는 것으로 귀결되고 만다. 교실 수업의 투명성이 교육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려면, 지금과 같은 획일적인 기준으로 교사들을 옥죌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쪽으로 선회돼야 한다.

북유럽의 어떤 나라는 1교사 1학교까지 정책으로써 지원한다. 교사는 자신의 교육프로그램을 공개함으로써 투명하다. 이로써 교육의 다양성도 높아진다. 그리고 이 나라의 경쟁력은 항상 전세계 국가 중에서 수위를 차지한다고 한다. 물론 똑같이 모방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교육 정책의 방향으로는 충분하지 않은가?

현재 차등성과급을 비롯한 다면평가를 통해 교실 수업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관료들에게 정작 교육의 질 향상 따위의 목표가 있는지 묻고 싶다. 차등성과급은 다만 감시의 그늘을 더 깊고 넓게 만들고자 하는 권력의 시선은 아닌가?

김지형 경기기계공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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