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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왜냐면] 원금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 / 윤순영

등록 2009-03-08 17:33

왜냐면
경인운하로 한강하구 바다 연결
한강에 바닷물 섞여들면
생태계·주변 농작물 치명적 피해

한강은 생명의 젖줄이자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동력이다. 한강 하구는 우리 생활의 터전이자 은행에 저축한 원금이다. 자칫 어리석은 판단으로 우리 삶의 터전을 훼손하거나 원금을 까먹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최근 경인운하를 둘러싼 논란이 지역 안팎으로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경인운하가 우리에게 가져다줄 이익에 대해 환상적인 기대치를 심어주기에 바쁘지만 국민은 냉철한 판단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의 이득과 주변 지역의 경제적 효과가 무엇인지, 반면 우리가 잃는 것은 없는지 하는 판단과 근거에 대한 요구다. 한강 하구에 인접한 지자체의 환경적·정서적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계획은 국민 모두가 공유하는 기본적인 삶의 질을 추락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계획을 살펴보면 과연 정부가 이번 경인운하 계획을 생산하면서 한강 하구와 인근 지역에 미치는 정밀한 환경영향 조사를 했는지 의심스럽다. 특히 해사부두를 비롯해 컨테이너부두, 물류창고 등의 계획은 지역 당사자는 물론 이해 당사자의 의견수렴 없이 탁상에서 계획된, 시대를 거스르는 발상이다.

한강 하구는 2006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특히 김포터미널의 위치는 환경부가 지정한 한강 하구 생태변화 관찰지역이며, 천연기념물 제203호 재두루미의 취식지이자 천연기념물 제324호 쇠부엉이의 월동지다.

경인운하는 우리나라의 생태축을 이루고 있는 한강의 수생 생태 및 조류 생태, 물길과 유속의 변화 등을 가속화시켜 돌이킬 수 없는 변형과 생태교란을 가져올 수 있다. 인천과 고양, 김포시의 논농사는 현재 용수를 고촌면 상류지역 신곡수중보 인근에서 끌어다 쓰고 있다. 논농사에 적합할 것으로 판단되는 수질의 염도 농도는 0.05% 이하이다. 경인운하가 관통하게 되면 3.3%의 염도를 가진 바닷물이 한강물과 합류된다. 또 해사부두에서 염분이 포함된 해사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염분이 강으로 섞일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비중이 높은 바닷물은 민물의 수면 바닥에서 침투해 서울 잠실교까지 가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한강 하구는 강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바다가 되는 것이다. 한강 하구에서 들어오는 바닷물이 갈수기 때 행주대교 인근까지 올라오는 상황을 관심 없이 넘겨서는 안 된다. 이렇게 염분이 섞인 강물은 주변 지역의 생태에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염분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물이 논농사로 사용되면 농작물에 피해를 입힌다. 한강의 염도 변화로 어종의 다양성이 사라져 어업을 하는 어민들의 피해도 예상할 수도 있다. 한강 하구 지역은 안개일수가 연중 60일이다. 특히 길이 18㎞, 너비 80m 경인운하로 인해 김포가 섬이 되면 안개일수는 크게 증가할 우려가 있다.

경인운하가 지역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정치적 논리에 앞을 다투어 현 정부의 사업을 지지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하지만 정부 사업에 무조건 따라가 주고받는 개발의 기회는 지역의 환경적 정서를 멍들게 할 수 있다.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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