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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왜냐면] 삼군사관학교 통합, 신중하라 / 표명렬

등록 2009-04-01 20:46

왜냐면
사관학교는 간부양성 핵심기관
육·해·공 각각 전문성 배양 필요
합치면 육군 쏠림현상 더욱 심화

최근 청와대가 삼군사관학교의 통합 추진을 국방부에 강력 지시했다 한다. 이 문제는 역대 정부에서 거론해 왔지만 군사정부의 최고 통수권자에 의해 “불가”로 결론 내려진 내용이다.

안보 문제도 밀어붙이면 된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국방정책 결정은 장기적 안목의, 치밀한 경험적 전문성과 객관성이 요구된다. 특정 계층이나 집단의 정제되지 않은 주장에 치우쳐서는 안 된다.

국방 체제와 간부 양성 체계는 불가분의 관계다. 우리 군은 일찍부터 군사 선진국을 모방 육·해·공군으로 분류된 군종(軍種) 체제를 유지해 왔다. 이를 기준으로 무기 체계와 군 구조의 발전, 인력 관리 등 군사력 건설과 운영이 정착된 지 오래다. 이에 간부 양성 체계는 당연 육·해·공군으로 분리하여 전문성 있게 발전되어야 한다. 육군 내에도 병과별로 학교가 있는데 삼군사관학교를 통합하겠다니 말이 되는가?

혹자는 우리 군이 지향하고 있는 통합군 체제로의 전환 준비를 위해서라도 사관학교를 통합하여 간부 상호 간의 협동 의식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국방 체계의 기본과 우리나라 조직 문화의 특성을 잘 모르고 이르는 말이다.

국방력의 기본 체계는 ‘국방력의 건설’ 부문과 ‘국방력의 운영’ 부문으로 크게 나뉜다. ‘합동군’, ‘통합군’ 이런 개념은 ‘국방력의 운영’에 관한 내용이다. 다시 말해 전쟁을 지도하고 지휘하는 체제와 구조 그리고 전략과 작전 등에 관한 사항이다. 국방력의 건설 부문과는 확연히 다르다.

사관학교는 인적 국방력 건설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간부 양성 기관이다. 육·해·공군이라는 군종 체제를 유지하는 한 국방력 운영의 형태가 어찌되든 상관없다. 최고 수준의 뛰어난 기술적 전문성과 고도의 정신력을 갖춘 질 높은 인재를 육성 배출하는 임무를 수행하면 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패거리 조직문화의 특성상 인원수가 많은 쪽이 주도권을 장악하기 마련이다. 통합이 되면 육군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다.

필승의 강군이 되기 위해서는 간부들의 강한 ‘자부심’이 중요하다. 각 군은 특유의 문화, 역사와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민간 신분에서 군인으로 전환하는 사관학교 기초 군사훈련 과정에서의 훈육은 일생 영향을 미친다. 자부심을 각인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각 군별로 실시해 온 이런 자부심 고양마저 해체하여 장교단의 정신을 흐리게 만드는 우를 범치 말기 바란다.

군인은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다. 불행히도 우리 군은 항일 독립전쟁 부분을 외면하고 냉전 의식으로만 세뇌되어 민족적 자부심이 결여되어 있다. 사관학교 통합이 중요한 게 아니다. 민족적 자부심 회복의 훈육이 급선무다.

표명렬 평화재향군인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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