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한겨레를 읽고
4월3일치 ‘여론’란에 기고한 김형경씨의 화두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제시대’, ‘일제 식민지’, ‘일제 강점기’ 등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다양한 표현을 검토하는 것은 결코 “용어 하나를 가지고 시시콜콜 따지는” 일이 아니었다. ‘일제 식민지’나 ‘일제 강점기’는 과연 너무나 수동적인 느낌을 준다. 너희들은 그때 뭘 했기에 강점을 당했느냐고 묻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난다. 그때그때 문맥에 따라서 여러 가지 변화가 있을 수 있겠지만은, 나는 김 작가의 걱정을 덜어주는 말로서는 일단 ‘실국(失國)시기’나 ‘망국(亡國)시기’가 사실 그대로를 나타내는 말로 쓸 만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행동 주체를 일본에게 넘겨주지는 않는 데에 취할 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글 중 마음에 걸리는 데가 있었다. “지금이라도 친일파를 색출해서 정의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는 것이 왜 “분노를 진정한 대상에게 쏟지 못한 채 만만한 상대에게” 전가하는 행위가 될까? 매국노는 적 못지않게, 혹은 그 이상으로 진정한 분노의 대상이며, 차세대 교육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조국해방을 위해 싸우던 독립운동가들이 있었다”고 하는 것을 왜 ‘나르시시즘’이라 이르는가? 실제 생명을 바치고, 가족을 버리고 풍찬노숙하던 분들을 혼자서 공상만 하는 사람들과 같이 말해도 될 일인가? 비록 세계적 판국의 변화로 우리는 광복을 맞이했지만, 그들이 없었다면 정말 우리는 수동적인 짐승 같은 민족으로 남는다.
최찬식 인경학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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