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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장관이 징계이행 강제할 권한 없다 / 고영남

등록 2009-11-04 19:10





경기교육감의 교사징계 유보는
무죄추정의 원칙 따른 것
지방교육자치법을 보아도
교사징계는 교육감의 고유 권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요구한 전교조 지도부에 대한 징계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였다. 사법부의 확정판결이 나올 때까지 징계위원회 회부를 유보하겠다고 하였다. 무죄추정의 원칙상 당연한 말이다. 그렇다면 교과부 장관은 무슨 근거에서 징계를 요구하였는가?

‘교육공무원 징계령’이 그 근거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는 이 시점에서 ‘징계 사유를 통보받은 교육기관의 장은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1개월 이내에 관할 징계위원회에 징계 의결을 요구해야 한다’는 ‘교육공무원 징계령’ 제6조의 내용과 이를 명분으로 교과부 장관이 도교육감에게 징계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마치 있는 것처럼 호도되는 것은 구별하여야 한다. 교과부 장관은 시국선언 주도 교사 89명 중 40명을 파면 또는 해임하고 49명을 정직 처분하도록 16개 시·도 교육감들에게 요구했고, 그 뒤 경기도를 제외한 15개 시·도 교육감은 지난 두 달 사이 74명 전원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였다. 교과부 장관의 징계 요구는 과연 정당한 것인가? 그 흔한 ‘무죄추정의 원칙’은 교육공무원의 경우 부정되어야 하는가?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교육감이 시·도의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의 집행기관이 되며, 교육감은 교육·학예에 관한 소관 사무로 인한 소송이나 재산의 등기 등에 대하여 당해 시·도를 대표한다(제18조). 반면, 법령에 다른 규정이 없는 한, 국가행정사무 중 시·도에 위임하여 시행하는 사무 가운데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는 교육감에게 위임하여 행한다(제18조). 이제 두 가지 측면에서 이를 검토할 수 있다. 과연 교육공무원에 대한 징계가 국가로부터 위임된 국가사무인지, 그리고 교육감이 징계처분을 내리지 않을 경우 교과부 장관이 징계를 대신 집행할 수 있는지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

교육감은 교육·학예에 관한 사항 가운데 ‘소속 국가공무원 및 지방공무원의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을 관장한다(제20조 제16호). 더욱이 교육감에게 그 인사권이 있는 교육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은 지방자치단체가 처리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국가사무의 열거사항에 포함되지도 않는다(지방자치법 제11조). 오히려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소속 직원을 지휘·감독하고 법령과 조례·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임면·교육훈련·복무·징계 등에 관한 사항을 처리’할 수 있다(지방자치법 제105조). 따라서 교육공무원에 대한 징계 여부는 국가의 위임사무가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고유한 사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검토를 기초로 생각하건대, 교과부 장관의 요구행위는 지방교육자치를 부정하는 일종의 정치행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교육감에 대한 징계 요구에는 어떠한 법적 근거도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이 해당 교육공무원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겠다는 김상곤 교육감의 판단은 민주사회와 인권보장의 기본 전제인 ‘무죄추정의 원칙’에 기초한 지극히 정당한 행위이다.


고영남 인제대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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