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갈라지고 바다가 해일로 일어서
젖 먹이던 어미와 아이
쓰나미 산더미에 파묻히고
검은 소용돌이에 떠내려가는 목숨들
여보, 어디 있어!
마른 목 터져라 소리라도 지르는데
느낄 수도 보이지도 않는 빛으로
날아오는 독화살이
시퍼렇게 날 선 칼부림이
앞에서 뒤에서 옆에서
바로 머리 위에서 발밑에서
숨소리도 없이 어둠 가르고
팔딱이는 심장을 찌르며 덮치는지
거꾸로 소용돌이치는 토네이도
블랙홀의 한복판에서
누구 없어요?
여기 사람 있어요!
소리도 지르지 못하고
오돌오돌 떨며 두리번두리번거리는
창백한 얼굴에 핏발 선 눈빛들
아, 이 소름 돋는 어둠이여!
온 세상 마지막 어둠을 품고 온
날카로운 공포의 빛이여!
김준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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