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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전세계에 방영된 ‘베트남 매매 결혼’ / 유영국

등록 2011-06-01 18:21

지난 4월29일 한국방송(KBS)의 <브이제이(VJ) 특공대>에서는 ‘결혼 신풍속도-인생 2막! 베트남 재혼 원정기’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한국에서 결혼에 실패한 5명의 남성이 베트남에서 신부를 찾아 재혼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사실은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베트남 신부 쪽에 결혼을 조건으로 1000만~1500만원을 주고 결혼 뒤에는 매달 얼마씩을 친정집에 보내주는 계약을 하는 매매혼이다.

공영방송이 국제 매매혼을 가볍고 재미난 이야깃거리로 다루는 방송을 한 것도 모자라, 전세계에 한국 문화를 알리겠다는 취지로 설립된 ‘케이비에스월드’(KBS World)를 통해 전세계에 이 방송을 내보냈다. 베트남 호찌민에서는 지난 5월21일 방영되었다. 서로의 신상 정보를 파악하고 만나서 통역을 통해 몇십분가량 대화를 나눈 뒤에 결혼을 선택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전세계에 전파된 것이다. 60살의 재혼자가 자신의 딸이나 다름없어 보이는 나이의 아가씨를 선택해 며칠 만에 결혼하는 황당한 내용이 방송에 나온다.

게다가 이 방송에 출연한 한국인 남성들은 모두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는데 베트남 여성들은 전혀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 있지 않다. 자신의 얼굴이 화면에 나가도 되는지에 대해 베트남 여성들의 사전 동의가 있었는지, 또 그 방송이 전세계에 방영될 것이라는 것을 그들이 알고 있었는지 의문이다.

지난 5월24일 경북 청도에서 발생한 베트남 신부 살인 사건으로 베트남 사회는 들썩이고 있다. 얼마 전 베트남 처제를 성폭행하고 부인을 학대한 남성의 사건이나 지난해 결혼한 지 8일 만에 살해당한 베트남 신부 사건 등이 잇따르면서 베트남 여론은 한국인들의 매매혼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케이비에스월드는 이런 상황에서 버젓이 매매혼에 관한 방송을 내보낸 것이다. 한국방송이 수신료를 받아 공영방송으로서 제구실을 다하겠다는 구호가 믿기지 않는 이유다.

유영국 베트남 호찌민시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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