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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왜냐면] 높은 벽, 입학사정관제를 넘어 / 노유진

등록 2011-08-17 19:39

노유진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4학년
대부분 대학의 2012학년도 수시모집 1차 입학사정관 전형 지원이 마무리됐다. 고3인 동생도 이번 수시 입학사정관 전형 지원을 끝냈다. 지난 한달간의 고생이 이렇게 한 문장으로 표현되니 허무하기까지 하다. 사실 동생이 직접 이 전형에 지원하기 전에는 막연히 성적 위주의 획일적 선발방식에서 벗어나 학생의 잠재력을 평가해 선발한다는 입학사정관 제도가 수험생의 입시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헛된 꿈이었다. 입학사정관제는 오히려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무거운 짐이었다.

우선, 입학사정관이라는 전형 자체가 너무 복잡했다. 대학마다 입학사정관 전형에 필요한 자격 요건, 구비서류, 학생부 성적 반영비율, 수시 중복지원 가능 여부 등이 천차만별이라 지원할 대학을 고르기조차 버거웠다. 각 대학의 입시설명서와 수시요강을 꼼꼼히 읽어본 뒤에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어 대학 입학처에 전화하기 일쑤였다.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도움을 주어야 하는 학교조차 서울에 거주하는 학생은 지원할 수 없는 고교장 추천 전형에 교장 추천을 해주겠다며 잘못된 공지사항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또한 입학사정관 전형 지원에 필수인 자기소개서 역시 대학마다 달랐다. 대학교육협의회가 제공한 공통문항만 준비하면 된다고 했던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대학마다 요구하는 문항이 비슷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는 내용들이 다 달랐다. 모든 대학이 진로 계획을 물어보면서도 어떤 대학은 진로 결정에 영향을 준 인물을 들어 설명하라고 요구하고, 다른 대학은 진로 결정에 영향을 준 환경을 들어 설명하라는 식이었다. 더 나아가 각 대학이 요구하는 문항의 분량도 달랐기 때문에 결국은 지원하는 대학마다 자기소개서를 새로 써야 했다.

사실 처음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될 당시 정부와 교육계는 지나친 점수 경쟁을 완화하고 사교육비 절감 효과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대로 입학사정관 전형이 운영된다면 본래의 목적은 달성할 수 없다. 동생 주변 친구들만 해도 대학별로 다른 전형요건을 잘 이해하고 각 대학에 맞춘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위해서 입학사정관제 컨설팅 학원으로 몰려갔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각 대학은 입학사정관 전형 방식을 간소화하고 대학교육협의회가 제공한 공통문항을 이용한 자기소개서 양식을 도입해 수험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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