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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왜냐면] 스마트폰을 던져 버려라

등록 2012-09-12 19:39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정태범 부산시 사상구 주례동

막내딸과 약속한 것이 있었다. 대학에 입학하면 스마트폰을 사주겠노라고. 그러나 친구 중에 자기 혼자만 스마트폰이 없어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 같다며 막무가내로 졸라대는 통에 하는 수 없이 사줬다. 애초 약속한 시점보다 한참 일찍. 하도 손에서 놓지 않기에 처음엔 새 물건이니 신기해서 그러는 줄 알았다.

그런데 시도 때도 없이 손에 자석이라도 붙인 듯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니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어서 스마트폰을 쓰는 기준을 정하고 각서를 쓰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 딸은 도통 개선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쉴 새 없이 들고 나는 카카오톡 문자 수·발신을 보며 중독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심지어 이불 속에서도 카톡을 할 정도이니.

엊그제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의자에 앉아 있는 승객들을 유심히 관찰해 봤다. 일반석 22석 중 15명(68.1%)은 스마트폰을 들고 문자를 주고받거나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고 있었다. 물론 이 중에는 어학공부을 하는 이도 두엇 보였다. 잡지나 신문을 보는 사람은 단 두 사람에 불과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살 수 없을까, 스마트폰이 없으면 현대인으로서의 생활에 막대한 지장이 생길까? 스마트폰의 양면성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중독성이다. 전문가에 의하면 과도하게 스마트폰에 중독된 사람은 암기력, 추리력 등 사고능력의 발달이 제한되어 학습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스마트폰의 좁은 화면을 계속해서 들여다보면 목과 허리에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으며, 시력 저하와 안구건조증에도 걸리기 쉽다고 한다.

그럼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연령대는 점점 낮아져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대부분 스마트폰을 갖고 다닌다. 물론 세상이 험악해져서 부모들이 방범용으로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주는 경우가 많기는 하다. 하지만 이러한 애초 의도와는 달리 운동이나 독서 같은 건전한 취미보다 채팅이나 게임, 불건전한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 답답하기도 하다.

아무튼 이런 세태에 힘입어 스마트폰 장사꾼들은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디자인을 약간씩 바꾸고, 기능과 콘텐츠를 조금씩 추가해 새 모델을 하루가 멀다 하고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멀쩡한 제품을 사양화하고 자원을 낭비할 뿐 아니라 새로운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심리를 자극하여 개인이나 가정이 낭비를 하도록 만든다.

행정안전부의 최근 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의 8.4%가 스마트폰에 중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인터넷 중독률(7.7%)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청소년들은 자기 통제나 제어가 잘 안 되기 때문에 성인보다 훨씬 쉽게 스마트폰 중독에 빠질 수 있다. 또한 우리 국민 가운데 45만여명이 휴대전화 신용불량자라고 한다. 휴대전화로 인해 신종 신용불량자가 배출되고 있는 것이다. 이동통신사는 이를 십분 잘 이용하여 엄청난 이익을 챙기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약탈적 경제행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스마트폰의 편리함 뒤에는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많은 폐해가 존재한다.

잠잘 때까지 스마트폰을 보며 잠을 청하는 것은 스마트폰의 노예와 다름없다. 가끔은 뇌도 쉬어야 한다. 가끔은 카카오톡을 통해서가 아니라 서로의 눈을 마주보고 진실한 소통을 나누어야 한다. 가끔은 자연 속에서 홀로 명상하고 사색에도 잠겨볼 필요가 있다. 그러니 일주일에 하루라도 스마트폰을 꺼두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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