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을 다룬 영화 <완득이>가 왜 화제작이 되었겠는가. 영호남 갈등의 <위험한 상견례>가 개봉 2개월 만에 관객 200만을 돌파했던 배경은 무엇이었는가.
현재 한국 사회는 불안하고 갈등요인이 많다. 삼성경제연구소에 의하면, 한국의 갈등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 4위이며, 이로 인한 낭비는 약 30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7%라고 한다. 이 비용만 줄이더라도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가 앞당겨진다고 한다. 분명한 것은 이명박 정부 5년간 사회 전반에 걸쳐 갈등이 더욱 증폭됐고, 더 심각한 것은 획일성을 띤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남북한간 갈등은 곪아터진 상태이다. 엠비 정부는 북한 정권과 화해할 능력도 없고 더이상 기대할 수도 없다. 이처럼 한반도 전체가 사분오열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연말 대선을 앞두고서 모든 후보가 한목소리로 ‘통합’을 외친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모두가 함께 가는 국민 대통합의 길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호남지역을 방문해 참여정부 시절의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면서 ‘상생과 통합의 정치’를 역설했다. 안철수 후보는 “중앙과 지역 간 격차, 특히 호남의 경우가 가장 심각한 지역 중 하나이며, 다음 정부의 최대 현안이요 가장 중요한 과제임”을 지적했다.
그러나 각 후보의 통합론은 원론에 그칠 뿐, 구체적 실천을 위한 각론이 없다. 특정 정파의 인사 몇 명을 영입하는 것이 설마 대통합의 전부인 양 착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 그것은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구태의연한 관행일 뿐이다.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서는 후보들의 외침은 진정성을 가질 수 없다.
국회 차원에서도 2006년 이래 ‘민족 대통합을 위한 국회의원 연구모임’을 갖고 있으나 가시적 성과가 없다. 이명박 정부도 2009년 말 대통령 직속으로 ‘사회통합위원회’를 설치했으나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현 정부의 국책사업을 둘러싼 지역갈등도 망국적 수준에 이르고 있다. 통합을 외치면 외칠수록 대한민국은 갈갈이 찢긴다. 갈등의 ‘조정자’가 돼야 할 그들이 오히려 갈등의 ‘조장자’로 돌변한 느낌이다.
고질적인 지역갈등 이외에도 우리 사회 내 갈등요인은 갈수록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탈북민과 다문화 가정이다. 탈북 양상도 제3국을 경유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휴전선을 노크해서 넘어온다. 마치 독일 통일 직전에 동독 주민들이 베를린 장벽을 넘는 것을 연상시킨다. 탈북자들의 남한사회 적응 문제는 어떤 갈등보다도 심각하다. 바로 그들은 통일한국의 미래를 보여주는 창이다. 뒷골목에서 방황하는 다문화 가정의 ‘완득이’도 계속 늘고 있다.
금세기 한민족의 화두는 통일이다. 그러나 통합 없는 통일은 무의미하다. 남남갈등을 해소하지 않고서 남북통일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유감스럽게도 통일업무를 전담해온 통일부가 엠비 정권 내내 보이지 않는다. 더이상 통일부를 유명무실하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 통일부를 ‘통합부’로 확대 개편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통합부에는 기존의 통일부뿐만 아니라 국가정보원 등 유관부처의 대북기능과 남남갈등, 다문화 전담기능도 포함시켜야 한다. 부처간 중첩된 기능을 통폐합함으로써 행정부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된다. 대선 후보들은 최우선적으로 ‘통합부 신설’ 문제를 적극 검토해 줄 것을 당부한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국민통합 공약에 대한 진심을 예의주시할 것이다.
박종수 중원대 러시아통상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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