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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두 얼굴의 보험사’를 아십니까? / 이호

등록 2013-02-13 19:33

지난해 발표된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10가구 가운데 8가구는 민영 의료보험에 가입해 한달 평균 30만원 가까운 보험료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 강국’이란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보험 수요가 늘면 보장을 받는 수준도 증가해야 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보험료는 올라가고 보험사는 날로 성장하는데, 적정한 보험금을 받는 일은 흔치 않다.

왜 그럴까. 바로 대형 보험사가 만들어 놓은 ‘불공정 구조’ 때문이다. 보험사는 ‘영리회사’다. 자본을 획득하려면 수입을 늘리고 지출을 줄여야 한다. 따라서 보험 계약자는 늘리되 나가는 돈, 즉 보상은 최대한 적게 책정해야 한다.

친근한 이미지의 광고와 지속적인 설계사 교육을 통해 가입자는 늘려가면서, 정작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때는 보상액을 최대한 낮게 후려치고 있는 게 우리나라 보험사들의 현주소다. 그래서 이런 생리를 잘 아는 사람들은 ‘두 얼굴의 보험사’라고 한다.

특히 보험사의 보상팀은 전문가 집단이다. 반면 개인 보험 가입자나 가해자가 계약한 보험사에서 보상을 받는 피해자는 대부분 보험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다. 여기서 정보의 비대칭성이 발생한다. 많이 아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잘 모르기 때문에 정당하게 받을 수 있는 보상을 아예 못 받고 넘어가거나, 보험사가 일방적으로 후려친 낮은 보상금에 만족해야 한다.

보험사는 이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수단을 사용한다. 보험사 직원의 경우, 빨리 합의를 유도해 일을 신속히 마무리하거나 적은 금액으로 보상 건을 처리하면 회사로부터 그만큼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아울러 보험사는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전문 자문의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그들을 통해 장해율을 낮춰 잡아 보험금 지급을 줄이고 있다. 보험설계사에게 판매 기술은 교육하면서 보상 교육은 거의 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지고 있는 일이다.

장해율이나 과실률 평가는 보상금을 정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다. 가령 장해율에 따라 적게는 몇백만원에서 많게는 몇천만원까지 보상금에서 차이가 난다. 중요한 것은 이 장해율과 과실률은 보험 가입자나 피해자가 주장하지 않으면 보험사가 일방적으로 평가한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사고나 질병이 발생하면 위의 요소들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사고나 질병 발생 이후 몸의 기능이 저하됐다면 반드시 장해율을 의심해봐야 한다. 그리고 권리 주장에 따른 소멸시효가 있으므로 가능한 한 빨리 행동을 취하거나 전문가의 힘을 빌려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법언이 있다. 보험사기를 제외한, 보험계약에 따른 적정 수준의 보상금 청구는 가입자의 당연한 권리다. 가입자의 정당한 몫이 대형 보험사의 호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을 볼 때마다 ‘빈익빈 부익부’의 심화 현상을 목도하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깝다. 한번 더 알아보고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찾자.

이호 손해사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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