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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왜냐면] 왜 무상원조여야 하는가? / 송인엽

등록 2013-04-01 19:32

우리나라의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국제협력단이 창립된 지 1일로 22년이 되었다. 그동안 1만명이 넘는 봉사단원을 파견했고 우리 특유의 개발경험을 개도국에 전하는 등 제 몫을 다하며 어느덧 청년기에 접어들었다. 공적 개발 원조(ODA)에는 무상원조와 유상원조(차관) 두 가지로 구별된다. 우리나라의 무상원조는 외교부와 국제협력단에서 수행하며 유상원조는 기획재정부와 수출입은행에서 수행하고 있다. 모두가 개도국 발전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우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2009년 11월25일에 가입하여 명실상부한 원조공여국이 되었으나 절대금액 규모나 비율로 볼 때 미국·프랑스·독일·영국·일본 등에 비해 적은 규모의 원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에서 2015년까지 국민총생산액(GNI) 대비 공적 개발 원조 비율을 0.25%까지 높이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2012년도 우리 실적이 0.13%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획기적이라고도 볼 수 있으나, 그 목표도 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 평균 0.35%에도 크게 못 미친다. 참고로 유엔이 권고하는 공적 개발 원조 규모는 국민총생산액의 0.7%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국민총생산액 세계 14위 경제력에 걸맞은 국제적 책임과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고 하는 안팎의 비난을 받아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군다나 원조의 질을 결정하는 유무상 원조 비율을 살펴보면 다른 선진국이 무상원조만을 실시하거나 무상원조가 90% 이상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유상원조의 비율이 매우 높다.

공적 개발 원조 전문가들과 관련 부처 모두가 무상원조가 지구촌의 빈곤퇴치를 위한 최적의 수단이라고 평가하고 있고 국제적 추세이기도 하다. 다만 기재부와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원조 확대에 따른 부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촉진, 원조에 대한 이상주의 경계 등을 이유로 유상원조 비중을 점차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유상원조 확대가 개도국의 재정에 부담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들은 ‘유상원조라고 하지만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증여율이 약 90%로 매우 높기 때문에 상환 부담이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유상원조 확대시 우리 정부의 재정 부담을 우려하면서 유상원조의 90%가 증여성이기 때문에 수원국 정부에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모순되는 주장을 하고 있다. 소정의 유상원조액이 우리나라에는 부담이 되고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턱없이 작은 수원국에는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니 누가 수긍하겠는가?

나는 평생을 개도국 ‘공적 개발 원조’ 협력사업 현장에서 보내고 정년퇴직했다. 내가 만난 개도국 최고 지도자들, 정책 책임자들, 그리고 일반 수혜자들이 모두 유상원조는 이자까지 자기들이 갚는다면서 크게 고마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마저도 수원국 사정으로 상환을 끌다 부채 탕감으로 가는 것이 현실이지 않는가? 유상원조를 상환받으려고 갖은 애를 쓰면서 고리대금업자라는 인식만 남기고 결국은 못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럴 바에야 무상원조로 시행하여 양국의 우호관계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상책이다.

우리나라의 유상원조는 주로 20년 거치 0.1%의 이자 조건이다. 나는 다음 사항을 제안한다. 1. 유상원조를 전부 무상원조로 가급적 빨리 전환하자. 유상원조의 증여율이 90%이기 때문에 전환해도 우리에게 재정부담이 크지 않다. 2. 유상원조를 당분간 실시할 수밖에 없다면 우선 이자는 부과하지 말자. 0.1%의 이자는 실익이 없고 ‘공적 개발 원조’ 명분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수전노 인상만 주기 때문이다.

송인엽 국제협력단 필리핀수자원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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