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여일이 지난 지금, 두 개의 감정이 한국을 떠돌고 있다.
첫번째 감정은 슬픔이다. 희생자와 그들의 유가족,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이 국가 전체의 슬픔이 되어 애도하는 마음들이 모여지고 있다. 희생자, 특히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 그건 분명 슬픔의 또 다른 표현이다.
두번째 감정은 분노다. 에스엔에스를 포함한 여러 매체들을 통해 다양한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세월호 참사에 조기 대응하지 못한 세월호 선원들과 국가의 재난관리시스템에 대한 분노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 두 개의 감정은 엉키어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우리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삶을 살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언젠가는 꼭 국가의 맨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아직 보지 못했다면 그건 국가가 화장으로 잠시 감추고 있을 뿐이다. 만약 국민들이 국가에 반하는, 아니 세월호 학부모들의 ‘평화시위’와 같은 ‘궁금증’이라도 보이면 국가는 그 맨얼굴을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국가가 스스로 위기라고 ‘결정’한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1864~1920)는 이를 가장 잘 설명한 사람 중 하나다. 그가 그의 짧은 강연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말한 대로 국가의 맨얼굴은 폭력을 합법적으로 독점하는 것에 있다. 그러나 폭력이 어찌 합법적일 수 있단 말인가? 국가는 이 ‘아이러니’를 독점하여 합법과 불법 그 사이 혹은 외부적 위상을 갖고 쉽게 화장한 얼굴, 즉 합법적 외향을 지닌 채 불법적 폭력을 감행한다.
베버의 설득력 있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국가의 맨얼굴’을 조금 더 다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즉 “죽이는 것도 폭력이지만 죽이지는 않더라도 죽게 내버려두는 것 혹은 죽음의 상황에 그대로 놓아두는 것” 역시도 폭력이기 때문이다.
국가는 앞으로 어떤 수단을 다해서라도 국민들을 “죽게 내버려두었던” 자신의 맨얼굴을 가리기 위해 화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먼저 희생자들과 그의 가족들의 얼굴을 가리키며 “여기 국가의 맨얼굴이 있다!”고 외치는 일이다. 그리고 더 이상은 국가의 맨얼굴과 그 얼굴을 본 사람, 즉 국가의 맨얼굴을 담고 있는 이들을 모른 척하지 않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가가 맨얼굴을 드러내지 않도록 단단히 화장을 시키는 일이다.
박경주 꿈꾸는아이들의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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