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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왜냐면

[왜냐면] 임명직 교육부 장관과 선출직 교육감 / 홍인기

등록 2014-06-09 18:08

필자는 2010년 6·2 지방선거 이후 교육계를 ‘교육가치 경쟁시대’로 명명해 왔다. 6·2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들이 교육감을 직접 뽑게 되면서 6명의 진보교육감이 선출되었다. 그 결과 중앙정부의 교육정책과 상관없이 시·도교육청별로 경쟁과 협동이라는 서로 다른 가치를 가진 교육감이 자신의 교육가치가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6·4 교육감선거는 4년 동안의 가치경쟁에 대한 평가라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결과는 17개 시·도가운데 13곳에서 경쟁보다는 협동의 가치를 선호하는 후보들이 승리했다. 국민들이 교육만큼은 경쟁이 아니라 협동의 가치가 더 옳다는 것을 판정해준 것이다.

이번 선거를 통해 보여준 국민들의 뜻을 박근혜 정부는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국민들의 뜻을 겸허히 수용했는지 알 수 있는 첫번째 관문은 새로운 교육부 장관의 임명이다. 박근혜 정부의 교육철학과 교육감들의 교육철학이 상반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지나치게 진보진영과 대립각을 세우는 인사를 선정한다면 이 정권 내내 교육감들과 마찰을 일으키며 불협화음을 낼 것이다. 새로 임명되는 장관은 시·도교육감의 협력을 이끌어내면서 공존할 수 있는 온건하고 유연한 인물로 선정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감 선거 후 박근혜 정부의 교육 관련 두번째 과제는 장관과 교육감의 역할 분담을 법률적으로 정리하는 문제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초기에는 자율화 정책에 따라 교과부 장관의 권한을 시·도교육청 교육감으로 이행하는 정책을 펼치다가 진보교육감이 등장하자 장관의 권한을 다시 확대시키는 정책을 펼쳐왔다. 헌법의 정신은 국민을 많이 대표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임명직 교육부 장관이 선출직 교육감을 다스린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곤란하다. 과감하게 법률 개정을 통해 장관의 권한을 교육감에게 위임할 필요가 있다.

세번째 과제는 교육감의 자율성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지원하는 일이다. 시·도교육청을 중앙정부의 기준으로 평가하여 교육부의 말을 잘 듣는 시·도교육청에 사용하지 않은 예산을 차별적으로 배정하는 관행을 먼저 없애야 한다. 시·도교육청의 평가는 시·도교육청이 스스로 세운 목표에 따라 자체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교육부는 공정한 기준에 따라 시·도교육청의 청렴도 지수 정도만 조사하여 발표해야 한다. 교육감의 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교육감의 인사권을 넓혀주어야 한다. 교육감이 자신의 철학에 따라 행정을 펼치기 위해서는 교육장이나 국장과 같은 고위 교육관료를 정무직으로 전환하여 자유롭게 인사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체제와 가치관에 익숙한 인력만으로는 제대로 된 교육개혁을 이루어낼 수 없다.

선거는 끝났다. 선거 결과를 통해 나타난 국민들의 뜻을 겸허히 수용하느냐 끝끝내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며 갈등하느냐는 이제 대통령의 손에 달렸다.

홍인기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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