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나서 맨 먼저 배우는 단어가 엄마다. 성장하면서도 힘들고 외로울 때 어머니란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래서 어머니는 한없이 나약하고 남몰래 가정의 안녕과 무사태평을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기도하는 사람이다. 세월호 침몰 직전 단원고 학생들이 죽기 전 마지막 불러본 이름도 어머니였을 것이다. 우리 어머니들은 우리가 아무리 잘못을 해도 용서를 할 것 같고 우리 어머니는 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번 세월호 가족 농성장에 어머니의 이름을 내건 대한민국 엄마부대 봉사단이 나타나 세월호 유가족 희생자 어머니들을 향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것도 아닌데 이해할 수 없네요. 유가족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의사자라니요’ 등이 쓰인 손팻말을 들고 집회를 벌였다. 세월호 사고로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엄마들이 요구하는 것은 보상이나 명예가 아니라 진실이다. 그들이 언제 의사자를 요구했는가? 오직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 처벌을 원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엄마부대는 의사자 운운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다. 엄마부대나 유가족이나 똑같이 자식을 기르고 사랑하는 엄마들이다. 대한민국 엄마부대란 거창한 구호를 달고 자식 잃은 엄마들 앞에 나타나 ‘유가족이 너무한 것 아니냐’고 따진다.
엄마부대 봉사단은 우파단체에서 주력부대로 표현할 만큼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안에 대해 나름의 주장을 펴는 것은 보수든 진보든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자식 잃은 엄마의 심장에 같은 자식을 기른 어머니로서 비수를 들이대는 것은 엄마란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다.
우리는 슬픈 일을 당하거나 가족 잃은 충격에 빠져 있는 이웃에게 같이 슬퍼하고 고통을 나누는 것이 사람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내 가족과 자식은 피해를 안 입었으니까 상대의 심중을 헤아리지 못하고 그들에게 위로는 못할망정 더 큰 상처를 주어서야 되겠는가? 인간의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귀한 것이다. 생명 앞에 이념이나 사상이 무슨 필요가 있단 말인가?
우리 다 같이 슬픔과 고통을 안고 있는 세월호 유족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짐을 해야 하며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김학록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금강로
세월호 100일, 고장난 저울 [한겨레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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