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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창조경제에 사이버 망명이라니 / 오준승

등록 2014-10-06 18:45

창조경제. 박근혜 정부의 경제 정책을 나타내는 핵심 키워드를 고르자면 단연 ‘창조경제’라 할 만하다.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는 ‘지속성장과 경제민주화 및 복지와 재분배 동시 실현’을 모토로 창조경제를 내걸었다. 집권 후 미래창조과학부를 만들어 창조경제를 추진하던 박근혜 정부는 구체적인 정책 제시를 하지 않아 국민들로부터 “뜬구름 잡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면 창조경제란 무엇일까. 지난 9월30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언론사 간부들과의 간담회에서 창조경제를 “경제의 새 패러다임”이라고 정의했다. 최 장관은 “창조적 마인드와 문화를 사회적으로 일으켜 국민 개개인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한마디로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전환하도록 정부가 돕는 것이 창조경제란 의미다.

최 장관의 설명에 따라 창조경제의 성공 사례를 뽑자면 ‘카카오톡’이라 생각한다. 2010년 해외에서 서비스되던 모바일 메신저를 최초로 도입한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로 추앙받으며 2013년 기준 사용자 1억명을 돌파했다.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도 사용되는 카카오톡은 한국의 입장에선 말 그대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카카오톡은 폐쇄형 커뮤니티 ‘카카오스토리’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시도와 성공을 거듭하고 있다.

그런 카카오톡의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검찰의 인터넷 검열 논란 탓이다. 지난 18일 검찰은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팀’을 신설해 지속적으로 커뮤니티들을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누리꾼들은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런 가운데 카카오톡도 모니터링 대상이 된다는 주장이 퍼졌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카카오톡을 떠나 독일의 텔레그램으로 옮기는 ‘사이버 망명’이 일어났다. 국내에 서버를 둔 카카오톡과 달리 텔레그램의 경우 해외에 서버를 둬 검찰이 압수수색할 여지가 적고, 대화 내용을 서버에 저장하지 않는 등 보안상 장점을 보였기 때문이다.

뒤늦게 검찰이 카카오톡은 검열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누리꾼들의 ‘사이버 망명’은 끊이지 않고 있다. 검찰의 해명에 신뢰를 보내기에는 이전의 ‘전과’가 있기 때문이다. 철도노조 총파업 당시 검찰은 지도부를 체포하기 위해 카카오톡 대화 로그를 압수수색했고, 최근의 경우 경찰이 정진우 노동당 부대표의 카카오톡 대화를 들여다보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언제라도 정부가 자신의 대화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텔레그램으로 옮겨간 지인들은 “(검찰의 인터넷 검열이) 불안해서 왔다. 검찰을 믿을 수 있느냐”고 말하며 하나같이 검찰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을 드러냈다.

참신한 아이디어는 대화가 오가는 과정에서 탄생한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성공하려면 대화가 오갈 수 있는 자유로운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2년차, 자유로운 사회는커녕 발언을 ‘검열’하는 사회가 되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 무슨 창조적 아이디어가 생길 수 있을까. 오히려 박근혜 정부는 있던 ‘창조적 사업’에 해를 끼치고 있다. 당장 ‘사이버 망명’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나. ‘창조경제’를 내걸었던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죽이고 있는 셈이다.

오준승 서울시 강동구 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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