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15일 휴대전화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빠르게 내리던 내 눈에 걸린 한 카드뉴스가 있었다. 한 언론사의 오피스텔 성매매에 관한 내용이었다. 오피스텔 성매매가 무엇인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활동 지역이 어디 있는지 여러 장에 걸쳐 상세하게 정보를 전달하고 마지막에 잠깐 오피스텔 성매매로 인한 사회적 문제점을 다뤘다. 다 보고 나니 오피스텔 성매매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되기보다는 오피스텔 성매매에 대한 안내 글을 보는 것 같았다. 역시 ‘오피녀에 대한 홍보물 같다’는 댓글이 달려 있었다. 무슨 의도로 이 글을 올렸는지 알고 싶어 카드뉴스의 첫 사진을 보았다. 제목은 ‘농약 같은 가시나, 오피녀’였다.
‘농약 같은 가시나’라는 말은 우스갯소리로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여자’라는 뜻으로 쓰인다. (나는 이 표현도 싫다. 정말 ‘농약 같은 가시나’는 치명적인 게 아니라 그냥 위험하다.) 이 말이 오피녀를 이야기하면서 쓰일 만한 표현인가? 언론에서 오피녀를 치명적인 여자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맞나? 잘못된 표현을 썼다고 생각했고 에스엔에스의 파급력과 카드뉴스의 특징을 고려했을 때 사회적 파장이 우려되었다. ‘농약 같은 가시나’라는 표현을 쓴 이유가 궁금해 ‘농약 같은 가시나라고 쓰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오피녀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기보다 단순 정보 전달의 비중이 더 큰 것 같습니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언론사 페이스북 담당자의 답글을 기다렸지만 몇 시간이 지나, 문제의 그 카드뉴스는 아예 지워졌다.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고 바쁜 현대인에게 사회 주요 이슈를 관련 이미지와 함께 간략한 텍스트로 정리한 ‘카드뉴스’가 요즘 인기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카드뉴스를 기획하고 있고 한 포털사이트에는 카드뉴스 페이지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나도 카드뉴스를 애용한다. 뉴스의 홍수 속에 중요 이슈들을 잘 정리해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의 일을 겪으면서 언론사가 에스엔에스로 신뢰성을 잃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에스엔에스를 다루기 편하고 파급력이 좋은 ‘저비용 고효율’ 매체라고만 생각하면 위험하다. 언론사 이름으로 운영되는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글 하나하나는 언론사의 입장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하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독자의 지적 댓글 몇 개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바로 글을 내려버리면 앞으로 그 언론이 내는 기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것이다. 지적이 있다면 충분히 기사의 취지를 설명하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사안일 때는 공식적으로 사과 글을 올려야 한다.
몇몇 언론사는 카드뉴스에 언론사의 이름만 넣거나 담당 부서의 이름만 넣는데 모든 언론사가 카드뉴스 첫 장이나 마지막 장에 언론사, 제작 부서, 취재기자, 기획, 제작 등을 누가 했는지 그 이름을 적어야 한다. 기사의 필수 구성요소 중에 ‘바이라인’이 있다. 기사 끝에 적힌 기자의 이름과 메일 주소를 말한다. 바이라인엔 그 기사에 대한 기자의 책임감이 담겨 있다. 기사를 내보내는 매체가 변했다고 해서 기사에 대한 책임감마저 변해서는 안 된다.
문유선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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