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승 ㅣ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역사적인 4·27 판문점 선언 2주년이다. 2018 평창올림픽에 이어, 4·27 판문점 선언은 한반도 평화의 대전환점이 되었다. 남북은 9·19 평양공동선언으로 높은 단계의 항구적 평화와 공동번영의 초석을 놓았고, 그 실천적 방안으로 남북 철도·도로 공동조사와 연결 착공식도 열었다. 남북 철도 연결사업은 단절되었던 한반도와 동북아 공간의 복원을 의미하며 열린 대륙으로 나아가는 출발선이다.
27일 ‘평화와 번영, 대륙을 향한 꿈의 시작’을 알리는 동해북부선 추진기념식이 강원도 제진역에서 열렸다. 강릉~제진 간 110.9㎞ 미연결 구간인 동해북부선은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추진키로 확정했다. 이는 전세계에 한반도 평화·번영의 의지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실천이다. 2015년 북한은 원산-금강산 철도 현대화를 위한 투자제안서를 발표한바, 이를 함께한다면 동해선은 북방경제 시대에 환동해 경제권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다.
과거 남북은 접경지역에서 3대 경협사업으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남북철도 연결과 같은 협의의 경제공동체와 작은 평화경제를 경험한 바 있다. 이제는 동으로는 나진, 서로는 신의주까지 연계되는 광의의 경제공동체와 담대한 평화경제로 확대할 골든타임이다. 동해선, 경의선을 두 축으로 10개, 20개의 관광특구, 공단특구, 자원특구를 만들어 21세기 환동해 경제벨트와 환황해 경제벨트로 이어지는 한반도 신경제권을 만들어가야 한다.
남북교류협력사업으로 확정한 동해선은 러시아의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바로 연결할 수 있으며, 남북한의 동해안권과 러시아 극동, 중국의 동북지역을 포괄하는 인구 약 1억5천만명, 국내총생산(GDP) 약 2조달러의 환동해 경제권의 핵심 기반시설이다. 최근에는 동해선을 따라 평양과 모스크바 간 국제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남북, 중국, 러시아를 넘어 유럽으로도 갈 수 있다. 이산가족 상봉도, 스포츠 문화 교류도, 남북정상회담도 남북철도로 할 수 있다.
현재 러시아는 2025년까지 시베리아횡단열차 물류 운송시간을 1주로 단축하는 티에스아르 7일 프로젝트인 화물고속철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사업으로 남북은 획기적인 ‘동해선-티에스아르 8일 화물고속철도사업’을 국제사회에 제안할 필요가 있다. 이는 유라시아 물류혁명을 동아시아철도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동아시아 역내 국가는 전세계 철도 수요가 가장 집중되는 곳으로 남북철도의 경제성은 충분하다. 전세계 철도화물 수요는 미국 1위, 중국 2위, 러시아 3위 순이다. 이렇게 막대한 수요가 한반도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기에,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잇는 복합물류 중심국가를 넘어, 전세계 3대 교역권의 가교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이 매우 좋다. 대륙과 해양의 가교 경제권을 개척하고, 국민소득 6만불 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 이를 통하여 한반도의 신성장동력 창출과 북한 경제의 성장 및 변화 견인, 평화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나아가 그에 따른 평화와 번영을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 전체로 확산시킬 수 있다. 이는 연결을 통해 과거 분단경제의 고비용 구조를 해소하고 평화경제로의 대도약을 의미한다. 다 함께 잘사는 평화로운 한반도, 동북아를 만들자는 것이다.
1차 산업혁명 최고의 발명품인 증기 기관차는 식민시대 수탈과 대립의 상징이었다. 반면 4차 산업혁명시대 초고속 열차는 21세기 도시와 국가, 대륙까지 통합하는 평화와 번영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 북방외교 30주년, 6·15 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2020년 남북철도가 한반도 신경제권으로 나아갈 이정표를 제시하기를, 더불어 한반도 대전환의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