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우ㅣ고양시(정)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
2006년 선도적으로 ‘전자금융거래법’을 제정했음에도 이후 모바일 환경, 핀테크 혁신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 최근 금융위원회 주도로 핀테크 디지털 금융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혁신을 장려하기 위한 전면 개정안 추진은 늦었지만 적절하다. 그런데 개정안에 너무 많은 내용을 담으려다 보니 여러 마찰을 일으키고 있다. 핀테크 산업화 추진에 있어서 정책당국은 동일서비스-동일규제 원칙을 지키고, 금융소비자의 편익 증가 및 보호, 금융시스템 안정이라는 정책 목적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정안 가운데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
첫째, 종합지급결제사업자 도입 관련이다. 종합지급결제사업자는 유럽연합(EU) 지급서비스지침(PSD2)의 지급결제, 전자화폐 발행, 지급지시전달 등을 영위하는 ‘전자화폐기관’(E-Money Institution·EMI)과 유사하지만, 업무 범위가 훨씬 넓은 반면 규제 수준은 낮아 핀테크 특혜에 가깝다. 기존 금융업권과 비교하여 동일서비스-동일규제 원칙이 필요하다. 종합지급결제사업자는 고객 거래계좌를 자체 개설하면서 충전금 운용 수익, 결제대행업 수수료, 자금이체업 가맹점 수수료, 후불결제업 이자수익 등 확실한 수익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또한 새로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 대상이 아니어서 적은 규제로 높은 판매채널 경쟁력을 보유하게 된다. 유사 은행·신용카드업을 영위하면서 영업행위 및 건전성 규제는 거의 없다.
둘째, 개정안은 종합지급결제사업자에 대해 거래 투명성 및 이용자 보호를 명목으로 통상의 청산과 달리 모든 내부거래정보를 외부집중시켜 청산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이용자의 선불충전금 보호는 외부 은행에 별도로 예치하고 문제 발생 시 고객이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수 있으면 큰 문제 없다. 엄청난 거래 건수를 가진 핀테크 내부거래까지 외부청산하는 것은 결제시스템 부담과 개인정보유출 논란만 일으킬 뿐이다.
마지막으로, 핀테크 업체의 결제시스템 참가와 청산기관을 금융결제원으로 지정하여 금융위의 피감기관 지위를 부여하려는 문제다. 국가의 중앙결제시스템은 무엇보다 안정성이 중요하기에 국제적 정합에 맞추어 중앙은행이 담당하는 게 정상이다. 그리고 핀테크가 결제시스템에 참가하려면 인적·물적 설비, 자금세탁방지 의무 실행 여부 등에 대한 심사를 받고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핀테크 업체별 직접 참가보다는 협회 차원의 시스템과 위험관리체제를 구축하여 금융당국의 감독을 받는 방식으로 직접 참가에 따른 위험요소를 줄여야 한다. 지난 2월 국회 공청회에서 한국핀테크산업협회 회장은 수많은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한 협회 차원의 청산시스템 준비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한 바 있다. 핀테크 업체들의 지급결제망 참가에 따른 비용과 망 안정성에 대한 무임승차를 허용해야 하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
동일서비스-동일규제 원칙 아래 개선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새로운 업종 및 전자지급거래 청산업의 신설은 타 금융업권과의 규제 차익에 따른 영향과 결제시스템의 안정성, 그리고 거래규모 추이에 따른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편리하고 수수료를 낮추는 지급결제서비스 제공과 충전금 외부예치 의무화 등 이용자 보호 체계를 위주로 개정해야 한다. 핀테크 업무 가운데 지급결제서비스는 중앙은행이, 기타 개인여신, 자산관리, 투자, 신용정보 등 업무는 정부부처가 각각 담당하는 것이 국제 관례이므로 금융위와 한은이 충분한 협의와 역할 분담을 통해 이후 개정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