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카
이명박 서울시장은 며칠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강금실 전 장관이 서울시장이 되면 서울시 공무원들은 좋아할 것이다. 강 전 장관은 노는 것, 춤추는 것을 좋아하니까 공무원들은 매일 놀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춤이 시정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발언에는 기본적으로 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 있다.
근대적인 춤에 관한 우리나라 첫 기록은 1905년 11월3일치 〈매일신보〉에 ‘도무연회’라는 이름으로 처음 나타났다. ‘도무’(稻舞)로 불린 춤은 차츰 무도, 무용으로 바뀌었다. 현대무용을 이 땅에 처음으로 보급한 예술가는 최승희와 조택원이다.
최승희는 16살 때인 1926년 3월 경성공회당에서 열린 일본의 현대무용가 이시이 바쿠의 신무용 공연을 본 뒤 춤의 세계에 빠졌다. 조택원은 이시이 문하생을 거쳐 37년 프랑스까지 춤 유학을 갔다. 두 사람 모두 조선춤에 바탕을 두고 이를 창작무용으로 승화시켰다. 두 선구자의 맥을 이은 춤 예술가는 현재 이화여대 등 전국 55개 무용학과에서 매년 2천명이 배출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 더 친숙한 것은 대중무용이다. 브레이크 댄스, 재즈 댄스, 스포츠 댄스, 탭 댄스, 힙합 댄스, 파핀, 살사 댄스, 라틴 댄스, 탱고 등 그 수를 헤아리기조차 힘들다. 이들 춤은 한때 편견과 핍박을 받기도 했지만, 감상에 그치지 않고 누구나 익혀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요즈음 유행하고 있는 ‘꼭지점 댄스’는 춤의 대중화, 사회화를 잘 보여준다. 경쾌한 리듬에 동작이 간단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오는 6월 월드컵 때 수만명이 응원가에 맞춰 추는 꼭지점 댄스는 장관일 것이다.
강 전 장관이 즐긴다는 살풀이춤과 승무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시장도 꼭지점 댄스 정도는 익혀야 하지 않을까.
김종철 논설위원 phill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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