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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말뜻말맛] 속과 안은 다르다 / 김수업

등록 2006-05-22 17:12수정 2006-06-09 18:00

말뜻말맛
‘속’과 ‘안’은 본디 다른 말인데, 요즘은 헷갈려 뒤죽박죽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니 ‘속’은 “거죽이나 껍질로 싸인 물체의 안쪽 부분” “일정하게 둘러싸인 것의 안쪽으로 들어간 부분”이라 하고, ‘안’은 “어떤 물체나 공간의 둘러싸인 가에서 가운데로 향한 쪽, 또는 그런 곳이나 부분”이라 해놨다. 어떻게 다른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 밖에도 여러 풀이를 덧붙였으나 그건 죄다 위에 풀이한 뜻에서 번져나간 것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다. 본디뜻을 또렷하게 밝혀놓으면 번지고 퍼져나간 뜻은 절로 졸가리가 서서 쉽게 알아들을 수가 있다. 그러나 본디뜻을 흐릿하게 해놓으니까 그런 여러 풀이가 사람을 더욱 헷갈리게 만들 뿐이다.

‘속’은 ‘겉’과 짝을 이뤄 평면이나 덩이를 뜻하고, ‘안’은 ‘밖’과 짝을 이뤄 텅빈 공간을 뜻한다. ‘속’은 ‘겉’과 하나가 돼 붙어 있지만, ‘안’은 ‘밖’과 둘로 나뉘어 있다. 그러니까 국어사전이 보기로 내놓은 “사람 하나 겨우 들어갈까 말까 한 좁은 골목 ‘속’에 쓰러져 가는 판잣집이 비스듬히 기울어진 채 서 있었다” “지갑 ‘안’에서 돈을 꺼내다” 이런 것들은 잘못 쓴 보기로 내세워야 마땅한 것들이다. 골목에는 ‘속’이 없고 ‘안’이 있을 뿐이고, 지갑에는 ‘안’이 없고 ‘속’이 있을 뿐이다. 우리 속담 “독 안에 든 쥐” 또는 “보선이라 속을 뒤집어 보이겠나!” 같은 쓰임새를 눈여겨 살피면 깨달을 수 있다.

김수업/우리말교육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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