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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고장말탐험] 운율 / 이태영

등록 2006-08-15 21:12

고장말탐험
고장말들이 서로 차이를 보이는 게 여럿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울림과 높낮이, 그리고 길고 짧음’이다. 이 요소가 지역마다 달라서 경상 방언에는 음의 높낮이가 뚜렷하고, 전라와 충청 방언에는 길고 짧음(장단)이 두드러진다. 시인이나 작가들은 지역 언어에서 익힌 이 고유한 운율로 저마다 고향의 정서를 표현한다.

시인 박목월은 〈사투리〉란 작품에서 “우리 고장에서는 오빠를 오라베라고 했다. 그 무뚝뚝하고 왁살스러운 악센트로 오오라베 부르면 나는 앞이 칵 막히도록 좋았다”라며 자신의 고장말을 통해 경상도 사람들의 정감과 심성, 그리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형상화하고 있다.

미당 서정주는 시 〈화사〉에서 “사향 박하의 뒤안길이다. 아름다운 베암…을마나 크다란 슬픔으로 태여났기에, 저리도 징그라운 몸둥아리냐”라고 표현하면서 장음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는 정서적 현장감과 사실성을 나타내고자 쓰이고, 또한 운율과 관련되어 부드럽고 유연함을 더하고 있다.

김영랑의 시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에서는 “오매 단풍들것네”라는 전라 방언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서 운율적인 효과를 잘 살리고 있다. 감탄사 ‘오매’를 ‘오오매, 오오오매’와 같이 음절을 늘리면서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고 있다.

이처럼 시인들은 갖가지 비유뿐만 아니라 ‘오오라베, 베암, 오오오매’와 같은 고장말의 독특한 운율을 잘 활용하는 선수들이기도 하다.

이태영/전북대 교수·국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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