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말
‘아시잠’은 ‘잠깐 드는 잠’이다. 이런 잠을 이르는 말로 ‘선잠·겉잠·어뜩잠’ 등이 있다.
“철민이 이제는 그만 하고 쉬라고 권했으나 어머니는 초저녁에 아시잠을 한숨 자고 났더니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하면서 그냥 일손을 놓지 않았다.”(변희근 <뜨거운 심장>)
“어뜩잠이 들어 꿈속을 헤매다가 깨여난 명옥은 눈을 번쩍 뜨고서 달빛이 환히 비쳐드는 방안을 어수선한 심정으로 두리두리 살폈다.”(장편소설 <태양의 아들>)
‘아시’는 남북 두루 쓰는 토박이말로 ‘처음’을 뜻한다. ‘애’로도 쓰는데, 둘 다 ‘처음’을 뜻하는 ‘아?’에서 왔다. ‘아시’는 ‘애초’와 ‘애벌’로 구분하여 풀이하기도 하나, 애벌은 ‘애+벌(횟수)’ 짜임으로 ‘첫 번’이란 뜻이고, 애초는 ‘애+초’(-初) 짜임으로 ‘맨 처음’을 뜻하므로, ‘처음’이란 풀이로 아우를 수 있겠다.
‘아시빨래·애빨래’는 ‘애벌빨래, 처음 하는 빨래’다. ‘아시갈이·애갈이’는 ‘논밭을 처음 가는 것’, ‘아시논·애논’은 ‘처음 김을 매는 논’이다. ‘아시당초·애당초’는 ‘당초’와 비슷한 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애당초’를 ‘애초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로 풀이했는데, ‘당초를 강조하는 말’로 보는 것이 옳겠다. ‘애초’에 ‘당(當)’이 곁들인 게 아니라 ‘당초’(當初)에 ‘애’가 결합했기 때문이다.
북녘말 ‘아시저녁’은 초저녁이고, ‘애저녁’으로도 쓴다. 이 ‘아시’는 ‘초가을·초어스름·초이튿날’ 등의 ‘초’ 자리에 쓸 수도 있겠다.
김태훈/겨레말큰사전 자료관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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