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섭 환경전문기자
유레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얼마 전 〈세계 최악의 외래종 100종〉이란 소책자를 냈다. 외래종 도입은 서식지 파괴에 이어 생물이 멸종하는 두번째 이유인데, 세계화 진전에 따라 외래종 도입이 더욱 심각해져 펴낸 교육자료다.
이 책이 든 첫번째 외래종은 일명 ‘미친 개미’로, 태평양과 인도양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인도양의 크리스마스섬에서 이 개미는 1년반 만에 육지 게 300만마리를 죽였다. 육지 게는 열대림의 부산물을 분해하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 이 개미는 도마뱀·새·포유류 등도 닥치는 대로 공격하며, 단물을 빨아먹으려 깍지벌레를 기르면서 보호해 식물에도 피해를 준다.
눈앞의 효과만을 노린 사람들의 무분별한 도입이 외래종을 퍼뜨리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모나코의 한 수족관을 청소한 폐기물과 함께 지중해로 들어간 열대 해초는 토종 해초를 몰아내고 바다밑을 뒤덮었다. 미국 동·남부에 사는 송사리의 일종인 서부 모기고기는 모기를 퇴치한다며 여기저기서 풀어놓았지만, 정작 모기 유충보다는 토종 물고기의 알을 더 잘 먹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남미 원산의 사탕수수 두꺼비는 좋은 먹성 때문에 해충 구제용으로 인기가 높아 사탕수수밭 등에 도입됐다. 하지만 올챙이마저 독성을 띠는 등 천적이 없는 이 두꺼비는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 걷잡을 수 없이 번져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100대 악당’ 가운데 우리나라에는 큰입배스, 뉴트리아, 무지개송어 등이 들어왔다. 호장근(일명 싱아)과 잉어는 우리에겐 자생종이지만 다른 나라에서 악명을 떨치는 종이다. 집고양이·염소·돼지 등 가축도 목록에 들어 있다.
사람들이 이런저런 목적에서 실어나른 생물종이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게 된 현상을 덴마크 생물학자 가보르 뢰베이는 ‘생물권의 맥도날드화’라고 불렀다. 찌르레기, 황소개구리, 큰입배스는 그런 맥도날드 종이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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